▲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수출용 승용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자동차는 우리 생활, 의식주를 모두 바꾸어놓았다.
의: 두터운 외투를 입어야 하는 추운 겨울날, 자동차를 타면 얇은 옷만 입어도 히터를 틀어 따뜻하게 할 수 있다. 여름이면 에어컨이 있어 값비싼 모시 치마저고리를 입지 않아도 된다.
식: 등짐을 져 식량을 운반했지만, 이제는 살아있는 생선까지도 자동차를 이용해 직접 집으로 배달한다. 좋은 음식점이면 수십㎞를 달려 외식을 즐기기도 한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사회변화다.
주(住): 40년 전에 직장은 집에서 걸어 다니는 거리에 있거나 기차나 버스가 다닐 수 있는 곳이었다. 자동차 덕분에 직장과 주택의 거리가 점점 멀어졌고, 도시는 점점 더 커졌다.
그런데 이렇게 편리한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데도 왜 우리는 행복하지 않을까?
자동차는 편리한 것만큼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자동차가 쓰는 석유는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공해를 유발하여 지구·국가·지역사회에 피해를 주고, 심각한 교통체증을 일으키고 있다.
자동차는 결국 엄청난 소득을 만들어서 스스로 비용으로 처리하는 제로섬게임을 하고 있는 셈이다.
도심 자동차 속도 평균 15.5km... 차가 너무 많다
자동차를 타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역간 인적 물적 자원의 이동을 집 앞에까지 나를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자동차만한 교통수단은 없다. 기차는 역을 통하여, 배는 항구를 통하여 수송된다. 그러나 자동차는 집집마다 방문할 수 있는 최고의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서울에는 자동차가 너무 많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1985년 111만대에서 2005년 1500만대로 20년 만에 13.5배가 증가했다. 자동차를 원활하게 다니도록 하기 위하여 엄청난 도로를 건설하였지만, 도로 확장은 한계에 이르고 있다. 자동차가 너무 많아서 자동차를 타고 다닐 수 없게 된 것이다.
도시교통에서 자동차 주행속도는 평균시속 40km를 유지해야 하지만, 우리나라 사정은 이미 한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서울 도심의 자동차 정체는 세계에서도 악명이 높다. 평균 15.5km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