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임시정부 청사에 안치된 백범 흉상박도
▲ 내 칠십 평생을 두고 본 바에 의하면, 어느 국가고 사회고 또 개인이고 간에 그 청년시기의 생장가치 여부가 결정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에 있어서 청년이 중견으로서의 힘을 상실하고 방황한다면 그 국가는 쇠망한다는 것을 여러분도 역사와 신문을 통하여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청년시기에 있어서도 청년만이 가질 수 있는 그 추진력을 가지기에 힘썼는데 어느 정도로 싸웠는지는 나 역시 알 수 없으나, 상해에서부터 지금까지 독립운동 선상에 있어서만은 청년과 접촉하였고 이 청년들을 애지중지하여 왔다…. 저 노골일 김구가 우리 청년들을 토대로, 지표로 신임하고 지금껏 싸워 왔구나 하는 생각 아래, 나를 집장(執杖) 삼아 각기 건국의 영웅이 되어 주기 바란다. ('선생님 말씀' 중에서)
▲ 한국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리 국제적 원조가 있을지라도 필경(마침내) 한국 사람의 손으로 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늘 삼천만이 갈망하는 것은 외국의 간섭이 없이 동족의 유혈이 없이 오직 평화로운 민주방법에 의하여 조국의 통일독립을 완수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통일을 위한 남북협상 희망. 1949. 1. 16.)
▲ 마음속에 삼팔선이 무너지고야 땅 위에 삼팔선도 철폐될 수 있다. 내가 불초하나 일생을 독립운동에 희생하였다. 나의 연령이 이제 칠십 유삼인바 나에게 남은 것은 금일 금일 하는 여생이 있을 뿐이다. 이제 새삼스럽게 재화를 탐내며 명예를 탐낼 것이랴! 더구나 외국 군정 하에 있는 정권을 탐낼 것이랴!
내가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주지(주로 관리)하는 것도, 한독당을 주지하는 것도, 일체가 다 조국의 독립과 민족의 해방을 위하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내가 국가민족의 이익을 위해서는 일신이나 일당의 이익에 구애되지 아니할 것이요. 오직 전 민족의 단결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삼천만동포와 공동 분투할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누가 나를 모욕하였다 하여 염두에 두지 아니할 것이다.
나는 이번에 '마하트마 간디'에게서도 배운 바가 있다. 그는 자기를 저격한 흉한을 용서할 것을 운명하는 그 순간에 있어서도 잊지 아니하고 손을 자기 이마에 대었다 한다. 내가 사형언도를 당해 본 일도 있고 저격을 당해 본 일도 있었지만, 그 당시에 있어서는 나의 원수를 용서할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나는 지금도 이것을 부끄러워한다.
현시에 있어서 나의 유일한 염원은 삼천만동포와 손목 잡고 통일된 조국, 독립된 조국의 건설을 위하여 공동 분투하는 것뿐이다. 이 육신을 조국이 수요(需要, 필요)한다면 당장에라도 제단에 바치겠다. (삼천만 동포에게 읍고(泣告, 울면서 아룀)함 [대한민국 30(1948)년 2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