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식농가 농장에서 사육되었던 미국산 수입생우(자료사진).안현주
논픽션 <원자폭탄 만들기>로 퓰리처상을 받은 작가 리처드 로데스(Richard Rhodes)는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칼레턴 가이듀섹을 비롯한 존 콜린지, 페트리샤 메르즈 등 세계적인 광우병 연구학자들을 두루 찾아서 꼼꼼하게 인터뷰를 한 후 <죽음의 향연(Deadly Feasts)>이라는 책을 썼다.
이 책에서 작가는 탁월한 추리력으로 범인을 찾아내는 탐정처럼 광우병 퍼즐을 하나씩 맞춰나간다. 마치 셜록 홈즈나 CSI 특수수사대처럼 쿠루에서부터 스크래피, 크로이츠펠트-야콥병, 전염성 밍크 뇌증, 광우병을 서로 하나의 고리로 연결시켜 마침내 공포의 가면을 쓴 '죽음의 신'의 정체를 밝혀낸다.
지난 6월 30일 현재 죽음의 신 광우병에 의해 목숨을 잃은 전 세계 인간광우병 환자는 공식적으로 집계된 수만 하더라도 183명이나 된다.
'죽음의 신' 광우병의 정체는?
작가 리처드 로데스가 밝혀낸 광우병의 정체는 인류를 파멸에 이르게 할지도 모르는 공포의 전염병으로, 사람을 비롯하여 소·염소·양·사슴·쿠두·니알라·겜스복·아라비아오릭스·일런드영양·긴칼뿔오릭스·들소 등 소과(Bovidae) 동물뿐만 아니라 고양이·치타·퓨마·호랑이·오셀롯 등 고양이과(Felidae) 동물들이 모두 감염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또한 돼지·생쥐·다람쥐·밍크·명주원숭이·짧은 꼬리 원숭이·닭·타조 등도 감염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은 뇌와 안구를 포함한 두개, 척수, 척추, 배근신경절, 장전체, 편도, 장간막 등에 고농도로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 연구보고에 따르면 예전에는 발병인자가 들어있지 않다고 여겨졌던 근육, 오줌, 혈액, 젤라틴, 우유 등에도 저농도의 발병인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광우병 발병인자는 동물의 거의 모든 부위로 확대되고 있으며, 돼지가죽지갑, 닭의 분변을 이용해 만드는 유기농 비료, 수술용 봉합사,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 환자로부터 유래한 조직 이식과 그들을 치료했던 수술기구, CJD 환자로부터 추출한 호르몬제, 도축장의 작업용 전기톱과 칼, 음식물 쓰레기 등에도 발병인자가 들어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쇠고기 수입 재개 압력 배후는 타이슨푸드, 카길 등 다국적기업
한미FTA 협상 개시를 앞두고 미국은 '스크린쿼터 축소, 쇠고기 수입재개, 의약품 관련 투명성 제고, 자동차 배기가스 허용기준 완화' 등 이른바 4대 선결조건을 집요하게 요구했다. 정부는 그럼에도 그동안 "4대 선결조건이라는 용어는 없으며, 미국에 양보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9월 작성된 '제5차 대외경제위원회 안건자료'나 올해 2월 작성된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Report)'에는 한국 정부가 한미 FTA 4대 선결조건을 양보한 구체적 내용이 드러난다.
미국 의회와 정부는 우리나라에 미국산 쇠고기를 수출하려고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여 압력을 행사했다. 미국 정부가 쇠고기 수입재개 압력을 행사하는 배후에는 타이슨 푸드, 카길 등 다국적기업이 있다.
타이슨 푸드, 카길 등 메이저 축산기업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다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식량으로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들 기업은 거액의 정치자금으로 의원들을 매수하고, 전직관료 등을 로비스트로 고용해 미국정부의 정책까지 결정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타이슨 푸드, 카길 등 악명 높은 다국적기업들의 직·간접적인 로비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미 상원의원 32명은 지난 5월 24일 "뼈 없는 쇠고기뿐 아니라 뼈 있는 쇠고기와 내장 부위까지 수입하지 않으면 한미FTA의 의회 통과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서한을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에게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