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롭 포트먼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지난 2월 2일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에서 한미FTA 체결을 위한 공식 협상 개시계획을 발표하고 있다.AP=연합뉴스
한미FTA 협상의 핵심으로 떠오른 자동차·농업·의약품 등의 분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동차 분야는 외교부의 김해용 지역통상국 심의관과 김용래 산업자원부 자동차조선팀장이 맡고 있다.
김 심의관의 경우 95년부터 통상업무를 담당하면서 나름의 전문성을 가져왔다. 다만 자동차나 조선 분야의 전문성은 약하다는 평이다. 산자부 김 팀장은 지난 6월 새롭게 분과장으로 들어왔다.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96년부터 99년까지 정보기술 관련 국제협상에 참석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후 별다른 국제협상 경력이 없는 점, 자동차조선팀장을 맡은 지도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점 등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농업분야 분과장은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이다.
배 국장은 95년부터 2001년까지 통상협력 과장 등을 지내면서 농산물 분야 통상의 전문가로 꼽힌다.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 대표를 지냈고, 한-칠레FTA 협상 때는 '한국에서 본 농업통상 이야기'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배 국장 역시 지난 2001년이후 통상 관련 업무를 떠나 있다가 지난해 초 국제농업국장으로 복귀했다.
2차 협상때 논란이 됐던 의약품 분야는 전만복 보건복지부 한미FTA 국장이 맡았다.
미국의 경우 애로 오즈럿과 톰 볼리키 등 2명이 테이블에 나선다. 복지부 한방정책관도 함께 맡고 있는 전 국장은 주로 연금보험과 관련된 보험정책에 간여해왔다. 2002년에 세계보건기구(WHO)에 파견됐던 경력 이외 별다른 통상 경력이나 경험은 눈에 띄지 않는다.
협상 전문가인 서창수 순천향대 산학협력단장은 "각 부처별로 보직을 자주 바꾸다보니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국내에 각 분야별 통상전문가가 극히 드문 것도 이같은 구조적 한계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미국 GM의 대우자동차 인수협상의 예를 들면서 "미국은 정부나 기업 모두 협상에서 아주 사소한 것들까지 매우 치밀하게 체크하면서,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해 놓는다"며 "미국 쪽은 협상을 이끌어가는 능력이나 전문성 등에서 뛰어나다"고 전했다. 서 단장은 이어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한미FTA 협상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주 바뀌는 공직사회의 보직문화... 미국식 사고방식도 견제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