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과 바퀴로 떠나는 섬진강 자전거 여행 (구례 문척)조태용
8월 한낮, 태양이 작열하는 검은 아스팔트 위를 두 발과 바퀴 그리고 바람과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자전거 여행자들이다.
전북 진안의 대미샘에서 시작하여 전남 광양의 망덕포구를 지나 남해 바다와 조우하는 섬진강에서 하루에도 수십명씩 자전거 여행자들을 볼 수 있다.
자전거 숙박에 필요한 짐들을 가득 싣고 떠나는 장거리 여행자가 있는가 하면 가벼운 배낭 하나에 점심만 챙겨 떠나온 가벼운 여행자들도 있다. 하지만 모두 지리산과 백운산 사이를 유영하는 섬진강을 달리는 여행 동지들이다.
명 코스, 구례-하동간 벚꽃 길
섬진강 자전거 여행은 어디에서 출발하든 벚꽃으로 유명한 구례-하동간 벚꽃 길을 빼놓고 갈 순 없다.
이들은 보통 구례나 하동에서 섬진강을 만나게 되는데 두 갈래 길에서 순간 고민에 빠지게 된다. 861지방도와 19번 국도가 섬진강 양쪽을 나란히 따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전거 여행의 특성상 강변 쪽을 달리고자 한다면 하동에서는 861번 지방도를, 구례 쪽에서는 19번 국도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자전거를 기차에 싣고 구례구역에 내린 여행자라면 앞에 있는 다리로 직진하지 말고 핸들을 왼쪽으로 꺾어 구례 동해마을로 접어드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직진해서 구례로 들어오게 되면 섬진강과 한참 헤어져야 하는데다 꽤 높은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 동해 마을로 접어들었다면 아마도 환호성을 지르고 있을 것이다.
동해마을은 구례 벚꽃 축제를 하는 곳으로 길 양쪽에 벚꽃길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어 한여름에도 그늘이 지는 곳이다. 당연히 섬진강이 당신과 함께 흘러간다.
하지만 구례로 들어온 여행자라도 그렇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3일과 8일은 구례 장날이므로 자전거를 타고 오래된 시골 장터를 구경할 수도 있으며 장터에서 국밥 한 그릇의 추억도 쌓을 수 있다.
구례 시내로 꼭 들어가야 한다면 오래된 문척교를 지나는 것이 좋다. 문척교는 다리가 두 개인데, 군부대 앞을 지나는 옛 문척교로 가야 한다.
문척교는 섬진강과 지리산 노고단이 그림처럼 펼쳐진 곳으로 경관이 아주 좋다. 다리를 지날 때, 자전거에서 잠시 내려 다슬기를 잡아도 좋고, 물놀이를 해도 된다. 차량 통행이 적어 자전거와 함께 다리에서 데이트를 해도 좋다.
다슬기를 잡아도 좋고 물놀이를 해도 좋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