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재앙이 되는 열 가지 행위에 대한 교훈

십앙훈(十殃訓)

등록 2006.07.31 15:00수정 2006.07.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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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錯(그르침) = 자식이 어렸을 때부터 바르게 가르치지 않음
二悟(잘못) = 옳고 그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말하지 않음
三癡(바보) = 심지도 않은 데서 거두려함
四失(실수) = 오락에 빠져 생계를 돌보지 않음
五逆(거슬림) = 마땅히 존중해야할 이를 멸시함
六不祥(상서롭지 못함) = 잠깐 멈춰 서서 하늘의 뜻을 헤아리지 않음
七奴(헛수고) = 다 누릴 수도 없는 재물을 쌓기 위해 광분하는 일
八賤(천박함) = 진실을 따져보지 않고 서둘러 남의 말을 따르는 것
九愚 (어리석음) = 자신의 것은 소홀히 하면서 남의 것을 탐내는 것
十强(강퍅함) = 잘못됨을 알고서도 뉘우치지 않음


옛적 중국의 주(周)나라 때에 주 무왕(武王)이 그의 스승인 강태공(姜太公)에게 왜 인생들 사이에 빈부귀천(貧富貴賤)의 차별이 생기는 지를 질문한 적이 있다. 이것이 하늘의 뜻인가 하고 물었다. 강태공은 그 모든 것이 다 인간이 스스로 저지른 잘못 때문이지 하늘의 뜻 때문은 아니라고 답하였다. 그 잘못 중에서 '열 가지 잘못'을 언급한 바 있다.

여기의 십앙훈은 강태공의 주장에서 그 운(韻)만을 취하고 나머지는 현대적으로 재구성해 본 것이다. 기자가 자녀와 제자들에게 간곡히 가르치는 바이며 지금 우리 모두의 교양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감히 부끄러운 마음으로 공개하고자 한다.

一錯(그르침) = 자식이 어렸을 때부터 바르게 가르치지 않음

우리나라가 교육열이 높지만 의외로 바르게 가르치는 일에는 소홀하다. 소위 교양이라고 말하는 바는 거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상급학교를 가기 위한 도구 학문에 열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 아이들이 결국 자라서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패악한 행위를 한다고 해서 하등 이상한 일이 아니다. 배우지 않았는데 어떻게 바르게 행동할 것인가? 시작부터 그르치면 그 결국이 어떠할 것인가?

二悟(잘못) = 옳고 그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말하지 않음

많은 일상적인 일에서 우리는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피해가 될까 하여 선악 간에 말하지 않으려 한다. 만일 그른 쪽이 사회의 대세를 장악하면 그 속에 사는 내가 어떻게 그 피해를 비껴갈 수 있겠는가? 조금의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옳고 그름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게 옳은 일이다.


三癡(바보) = 심지도 않은 데서 거두려함

심지도 않은 콩을 기다리느라고 일 년 동안 밭을 들여다보고 있는 자는 바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심지 않은 데서 거두려하는 욕망은 인간의 본성이다. 서낭당에서 자식이 잘 되기를 비는 타력구원의 모습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이 나쁜 본성을 제어하지 않으면 인간의 무한한 욕망이 나 이외의 모든 것을 파괴하게 만들 것이다. 아니 궁극적으로는 그 욕망의 덩어리인 내 자신도 파멸하게 만들 것이다. 정의의 기초는 각자가 그의 것을 가지는 것이며 내가 노력한 만큼 얻는 것이 당연하다.


四失(실수) = 오락에 빠져 생계를 돌보지 않음

일시적 흥분과 쾌락을 자아내는 오락에 빠져 인생을 망친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요사이는 전자오락과 판타지류 소설의 발달로 말미암아 아예 어려서부터 삶의 능력을 습득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아이들을 적지 아니 찾아볼 수 있다. 바라건대 이들이 이 보다 더 큰 오락, 보다 큰 즐거움으로서의 삶을 즐기기를 바란다. 우리의 실제 삶보다 더 흥분되고 쾌락적인 게임이 어디 있으랴? 단지 플레이 시간이 길다 뿐 인간이 고안한 어떠한 오락도 이처럼 불가측하고 극적인 반전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만들기 어렵다.

五逆(거슬림) = 마땅히 존중해야할 이를 멸시함

우리 인생의 어느 시기에는 거슬림이 자유의 표상이라고 생각하는 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부모와 선생과 사회의 지도자들은 그들에게 설사 존중받지 못할만한 일이 더러 발견되더라도 그들의 처지를 보아 존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들이 그 자리에 이른 것은 남들과 다른 어떤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리어 반드시 배울 바가 있다.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그들은 여러분의 거슬리는 행위에 대해 어느 정도 처벌할 수단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당신의 천박한 견해와 부족한 재주를 믿고 함부로 그들을 멸시할 때에는 그에 대한 응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六不祥(상서롭지못함) 잠깐 멈춰 서서 하늘의 뜻을 헤아리지 않음

나처럼 직장을 걸어서 출퇴근하는 사람은 집을 나설 때에 하늘을 잠시 살피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무심코 걸어가는 데 비가 내리면 난감하지 않겠는가? 하늘은 매사에 징조를 보이므로 우리가 정성을 가지고 이를 살피면 대체로 잘 파악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도 멈추지 않고 코앞의 일에만 몰두하는 것을 일컬어 상서롭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七奴(헛수고) 다 누릴 수도 없는 재물을 쌓기 위해 광분하는 일

우리가 저 세상으로 갈 때에 아무 것도 가져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관찰해 왔다. 재물은 우리에게 일용할 정도만 있으면 족하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자는 사치가 일자리를 만든다고 주장하나 이는 빌어먹을 일을 더 늘리는 것에 불과하다. 제일 무서운 것은 축적을 삶의 목표로 삼는 것이며 여기에는 제한이 없다. 만물을 피곤하게 하고 결국은 헛된 종말을 맞을 뿐이다.

八賤(천박함) 진실을 따져보지 않고 서둘러 남의 말을 따라가는 것

비록 배가 고프더라도 진실을 따져보는 것이 인간의 가장 큰 장점이다. 남의 말을 무분별하게 따르는 것은 인간의 장점을 버리는 일이다. 요사이처럼 언론이 과도하게 발달한 때는 위험과 기회가 동시에 있다. 위험은 무심코 이들의 말에 설득 당할 수 있다는 점이요, 기회는 이들이 말한 바가 진실한 지를 검증할 수단이 많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시민적 권리를 행사하는 일은 우리의 운명을 좌우하기 때문에 남을 핑계하지 말고 스스로 잘 헤아려 볼일이다.

九愚(어리석음) 자신의 것은 소홀히 하면서 남의 것을 탐내는 것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가? 몰래 먹는 떡이 더 많이 있어 보이는가? 다 어리석은 일이다. 인간의 무한한 욕망은 가급적 자신이 지닌 것을 과소 평가하게 만든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은 자신이 가진 작은 것이라도 이를 귀히 여기고 충분히 즐거워하는 데서 시작한다. 나의 것을 소중히 여기면 남의 것도 소중히 여기게 된다. 작은 일에 충성하는 자에게 더 많은 것이 맡겨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十强(강퍅함) 잘못됨을 알고서도 뉘우치지 않음

이 모든 잘못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해당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뉘우치지 않는다면 이는 강퍅한 것이다. 하늘이 그대를 처벌하기로 작정하였기 때문에 뉘우칠 기회를 주지 않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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