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족장과 찍은단체사진(가운데 검은예복)정길현
참고로 산상호수인 송쿨에 가실 때에는 한여름에도 겨울옷을 꼭 준비하셔야 합니다. 협곡에 들어서면서부터 한낮에도 영하의 날씨로 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마을에서 밤을 맞이할 때는 당연히 영하권이라서 추위에 감기조심을 하셔야 합니다. 낮에 당연히 해가 있으니 여름 날씨이지요. 그래서 이곳에 오면 4계절 기온을 모두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키르기스스탄에서 신성한 새로 절대 잡아 먹지 못한다는 "앙으르"라는 새를 보았습니다. 아주 보기가 힘든 새라고 하더군요. 하이얀 머리에 검은 부리를 하고 있고 몸은 주황과 노랑사이의 새인데 보기에도 예쁘다는 생각보다 먼저 신같이 존경스러움이 우러나는 아주 신비로운 색깔의 새였습니다.
이곳에서는 이 새를 "하나님의 부인"이라고 믿으며 추앙받는다고 합니다. 사진을 찍는데도 현지인들이 알라신에게 기도할 때처럼 손을 모아 기도하며 절대로 새가 놀라지 않도록 가까지 가지 말라고 으름짱을 놓았습니다.
이틀동안의 여정을 끝내고 주민들과 단체사진을 찍고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언제 다시 이들을 다시 볼 수가 있을까요. 키르기스스탄에는 자주 들어가지만 이곳 해발 3800M가 넘는 송쿨에는 좀처럼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워낙 길이 험하여 감히 겨울엔 미끄러워 아무도 산을 넘어갈 수가 없는 고립된 오지입니다.
이곳 현지인들도 가본 사람이 얼마 되지 않을 정도니까요. 다시 역으로 나른지역으로 협곡을 넘어오는데 현지인들이 한 곳을 꼭 소개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곳에 폭포가 있는 것을 잘 모른다고 하였고 이름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미스터 정(본인의 성임)이 이곳의 사진을 찍어 소개한다면 이 폭포는 이름이 없으니 이름을 '미스터 정 폭포'라고 이름짓자고 하더군요(내심 기뻤지만 인사치레였겠죠).
폭포의 길이는 약 15M는 족히 되겠더군요. 산에서 눈이 녹아 쏟아지는 물이 아주 힘찬 소리를 내며 물안개가 피어 오르고 있었습니다. 물살이 빨라 폭포 근처에는 갈 수가 없어 멀리서 카메라에 의지해 볼 수밖엔 없어 아쉬웠습니다.
농약이 없는 나라, 한여름에도 계곡에서 눈 녹은 물이 쏟아지는 나라, 도시가 높은 고지대에 있어 비가 와도 금방 물이 빠져 물난리가 없는 나라, 한여름에 40도를 넘는 무더위에도 그늘에만 들어가면 에어콘이 없이도 살 수 있는 시원한 나라, 자원이 많지만 아직도 미개발로 인해 많은 자원을 저축된 나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