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장미는 마치 가파른 계곡을 쏟아져 내려오는 물처럼, 아니면 산골짜기를 무서운 기세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눈처럼, 그 붉은 꽃을 화려하게 쏟아내며 자신의 계절을 뜨겁게 장식한다.
사실 생각해 보면 장미를 키우기 위해 내가 해준 것이라곤 장미가 뻗어갈 줄을 쳐놓은 것밖에 없다. 그러나 장미는 지탱할 줄을 마련해주자 마치 줄을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광대처럼 그 줄 위에서 몸의 균형을 잡고는 해마다 5월과 6월에 밤낮 없는 꽃의 공연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