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인 3월 26일 지리산 산수유 축제를 보러 구례군 산동면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사는 대전에는 아직 산수유와 유사한 생강나무 꽃만이 드문드문 한그루씩 노랗게 피어 있어 산 전체를 노랗게 물들이는 산수유 색감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지리산 온천 지역 입구에서부터 차가 밀렸습니다. 꽃을 보러온 건지 사람과 차를 보러 온 건지 두려움이 앞서더군요.
이 때문에 차를 돌려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산수유의 시조 나무가 있는 근처 마을을 찾아갔습니다. 19번 국도를 타고 지리산 온천 입구를 지나 남원 가는 방향으로 가다가 밤재 터널 가기 전 왼편에 있는 계천리 계천마을입니다. 찾아가는 길은 길가에 이정표가 있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직 잘 안 알려져서인지 사람들도 차도 그리 붐비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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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천마을의 산수유 풍경 ⓒ 이준석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위를 보니 1000년 전에 중국 산동성에서 들어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심은 시조 나무가 있었습니다. 한눈에 보더라도 깊은 연륜이 느껴지더군요. 이곳이 산동면인 이유도 짐작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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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된 산수유 시목 ⓒ 이준석
설명석을 보니 이 나무는 할머니 나무고 원달리 달전마을에 할아버지 나무가 있다고 하는데 아마도 2개 나무를 중국에서 들여와 각각 심은 게 아닌가 합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할아버지 나무에도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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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수유 시목 설명 비석 ⓒ 이준석
산수유 시목이 있는 마을답게 산수유 풍경에도 참 깊은 맛이 있었습니다. 지리산을 뒤로하고 피어있는 노란 꽃들이 파란 하늘과 조화를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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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 하늘과 노란 꽃의 조화 ⓒ 이준석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추억은 잊혀 가지만 자연의 순리는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다만 산수유를 비롯해 매화꽃, 개나리, 진달래 그리고 심지어 벚꽃까지 언제부터인가 그 시차를 잊어버린 것처럼 서로 앞다투어 피는 섬진강 가와 지리산의 봄꽃들을 보면서 자연도 변하는 건가, 인간의 환경 파괴가 자연 또한 변하게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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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짝핀 노란 산수유 꽃 ⓒ 이준석
사람들로 북적이는 축제 지역을 벗어나 조용하고 오붓하게 산수유꽃 풍경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기사에 게재된 사진은 제 개인 블로그(http://blog.daum.net/sannasdas)에도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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