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을 깔고 그 위에 가지런히 올려 놓은 김부각정혜자
왕보살 엄마가 사찰에서 김부각을 부쳤다.
"처음 한 장은 풀을 조금 묻혀서 얇게 발라야 돼요. 그 위에 붙인 김에는 많이 발라 줘야 깨가 잘 붙재."
손을 부지런히 놀리면서도 언제 다른 분 하는 것까지 보고서는 김부각 만들기 노하우 중 하나를 일러 주신다.
"안 먹고 말지. 요즘 세상에 누가 이런 것을 만들어 먹는다요. 먹고 싶으면 백화점에 가서 사 먹는 게 낫지, 김부각 한번 먹으려다가 몸살 나겠네."
사진 찍으러 갔다가 졸지에 사진 아닌 깨를 찍으며 나는 투덜거린다.
"백화점 가서 만들어진 것 먹어봐라. 이런 맛을 볼 수 있을지 아냐?"
엄마의 한마디는 한낱 말발이 아니고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