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밥상> 표지사이언스북스
바른 먹을거리를 찾아 이런저런 지침서를 들춰 보고 싶어 제목이 주는 느긋함에 선택했다가 크게 실망(?)한 책이다. <희망의 밥상>은 우리의 먹는 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현장 실태와 경고의 메시지를 울리는 내용으로 가득하니 말이다.
우리가 매일매일 먹고 있는 것들이 어떻게 생산되고 있으며 어떤 경로로 우리 밥상에까지 올라왔는지, 우리의 건강, 나아가 지구의 건강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소상히 밝히며 한 구절 한 구절 충격을 가한다.
먹을거리를 구매하는 모든 행위가 곧 유권자의 한 표라는 사실을 기억하자.…(중략)…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서구 세계가 자행하고 있는 무분별한 소비를 감당할 여유가 없다. 그 무분별한 소비의 대가는 너무나 크다. 함께 행동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독성물질에 물들고 고통이 서려 있는 먹을거리를 거부함으로써만이 우리는 이 지구를 장악하려는 거대 기업들과 맞설 수 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 함께 손을 맞잡아야 한다.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대신해 말하자.”
구달은 또 "육류 생산을 늘려서는 굶주린 사람을 구할 수 없다"고 일갈한다. 그는 나아가 "지구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하나를 꼽으라면, 우리 모두가 채식주의자가 되거나 최소한의 고기만을 먹는 일, 또는 고기를 먹더라도 반드시 유기농법으로 방목해 기른 소의 고기만 먹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채식이나 유기농 운동이 소수의 부유층을 위한 것 아니냐고 비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구달은 미국에서 유기농 식품을 자주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연 평균 소득이 4만 3280달러(중산층)에 불과하다는 통계를 거론한 뒤, "중요한 것은 유기농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면 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공급업자들은 주문을 늘릴 것이고 그러면 더 많은 농부들이 안정적인 시장을 갖게 됨으로써 유기농을 계속할 힘을 얻는다"며 "무엇보다 가까운 곳에서, 서로 손잡고 이런 움직임을 확산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이들 책이 대안으로 제시한 덕목들을 얼마만큼 실생활에서 실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불고 있는 '웰빙풍'에서 잠시 비껴나 이 두 권의 책을 읽기 시작한다면 소소한 실천 지침 하나는 내 것으로 만들 비법을 터득할 수 있을 듯하다.
희망의 밥상
제인 구달 외 지음, 김은영 옮김,
사이언스북스, 2006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헬렌 니어링 지음, 공경희 옮김,
디자인하우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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