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만화 계보를 잇는 작가들

[만화야 안녕17] 축구전문 만화가엔 누가 있을까?

등록 2005.12.28 12:20수정 2005.12.2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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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축구 만화들
다양한 축구 만화들출판사
축구 만화하면 텔레비전에서 해주었던 만화영화 '축구왕 슛돌이'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독수리 슛, 총알 슛, 도깨비 슛 등 다양한 슛도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렇듯 축구를 소재로 한 만화는 변화무쌍한 마구가 나오지 않는 한 뻔한 내용에 자칫 지루해지기 쉬어 재미있게 이끌고 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

골든벨
남성 작가들이 주로 많이 하는 스포츠 만화에는 은근히 격투적인 요소가 많이 담겨있고, 동작들이 역동적이라 그리는 재미도 있다고 한다. 물론 히구치 다이스키의 <휘슬>이라는 작품처럼 축구 만화치고는 아기자기해 보이는 순정만화풍의 축구 만화도 있다.

축구 만화를 한번 이상 그린 작가들은 꽤 된다. 그렇지만 그것만 가지고 그 작가를 축구전문 작가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럼 우리나라의 축구 만화 계보를 잇는 작가들은 누굴까? 크게는 오일룡, 허청운, 전세훈, 조재호씨가 있다. <골키퍼>라는 만화를 3부까지 그린 이승주라는 작가도 꽤 많은 책을 내긴 했지만 한창 대여점의 인기를 업을 때 집중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축구전문 만화가라고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공격수가 아니라 특이하게 골키퍼를 다뤘다는 것이 관심의 대상이 됐다.

30대들이 기억하고 있을 이름 중에 오일룡이란 작가가 있다. 1949년 생인 오일룡은 1968년에 박광현의 문하생으로 만화계에 입문했다. 첫 작품 <방랑기사>로 데뷔해 본명인 오선일로 활동하다가 1982년부터 오일룡이란 이름으로 작품활동을 했다.

허청운
오일룡은 자타가 인정하는 축구전문 작가다. 그가 대표작으로 손꼽는 작품들이 대부분 축구만화이고 주인공 이름들도 유비, 조조, 조자룡 등 나관중이 지은 소설 삼국지에 나온 그대로 써서 친근함을 더했다. 주인공 캐릭터는 무협만화 작가인 황재씨와 비슷한 풍으로 작품에서는 강한 남성적인 힘이 느껴진다.

두 번째로 소개할 작가는 허청운이다. 허청운은 김석 화실 문하생으로 만화계에 발을 들여 놓는다. 1974년, 소년조선일보에 <거꾸로 흐르는 강>을 연재하며 데뷔했는데, 축구를 소재로 한 만화를 그린 작가들 대부분이 그렇듯 그도 처음엔 축구 만화로 시작하지 않았다.


오히려 서부만화 황금총 시리즈와 권법만화를 그리다 우연히 축구란 매력에 빠져 축구만화를 시작했고 그 뒤로 축구전문 작가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한다.

'축구영웅 시리즈'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만화대본소가 중심적이던 시절에 친구이자 경쟁자이기도 한 오일룡의 그늘에 가려 축구만화에서 늘 2인자로 머물렀다.

오일룡이 힘있는 남성적인 축구만화를 그렸다면 허청운은 그에 비해 조금 더 부드러웠다.

삼양출판사
전세훈은 가수가 주인공인 <노노보이>라는 작품을 한 소년잡지에 연재하며 데뷔했다. 그리고 29권에서 중단된 <슈팅>이라는 축구만화를 시작하는데 2002년 월드컵 붐을 타고 그 작품은 많은 인기를 끌었다. 줄거리는 체력이 매우 약하지만 헤딩 등 축구자체에는 천재적인 능력이 있는 주인공 나동태가 국가대표가 되어 월드컵을 휩쓴다는 내용이다.

전세훈은 학원물 등 다양한 작품을 많이 했지만 이 <슈팅>이라는 작품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축구전문 만화가로 독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다음 작품 <슈팅 Korea> 역시 축구를 소재로 한 만화지만 그다지 신선하지 못했다.

사실 전작 <슈팅>에서도 너무 억지스러운 설정을 반복함으로써 권수나 늘리려는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지금도 꾸준히 축구 만화를 하고 있는 부지런한 작가다.


2005년 상반기에 22권으로 막을 내린 조재호의 <폭주기관차>. 이 작품은 PPL(작품 내 간접노출광고) 기법을 도입한 만화로도 유명한데 한 스포츠용품 회사의 로고를 유니폼과 축구공에 나타내 주고 작가는 업체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서울문화사
1968년에 태어난 조재호는 성인만화 작가로 유명한 배금택의 문하생으로 만화를 시작한다. <다이어트 고고>라는 작품 후 그의 대표작이 돼버린 <폭주기관차>라는 작품을 발표했는데 그 작품은 다름 아닌 스승 배금택의 작품인 <황제의 슛>에서 설정을 빌린 작품이다.


스릴러 분위기가 강한 원작의 탄탄함이 조재호에 의해서 세련되고 힘있는 그림으로 다시 태어나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축구 만화를 그리는 작가 중에 비교적 젊은 그가 다음 작품에서 또 축구를 소재로 한 만화를 그릴지는 미지수다.

어렵게 지속되고 있는 축구 소재 만화의 전통이 월드컵이 열리는 해를 맞아 다시 한번 중흥기를 맞이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

덧붙이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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