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가을 출렁이는 갈대습지공원

등록 2005.10.18 17:43수정 2005.10.1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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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산에만 가을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가을은 평지에 선 사람의 눈높이에 그대로 있기도 하다. 오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가을은 색도 화려하지 않다. 울긋불긋한 단풍보다 갈색의 가을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을까.

a 전망대에서 바라본 갈대습지공원 전경

전망대에서 바라본 갈대습지공원 전경 ⓒ 조충현

갈색. 그 고요와 사색의 출렁임 속에서 가을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안산의 갈대습지공원. 30만 평 광활한 대지는 이미 갈색의 바다다.


인공으로 조성한 갈대숲인데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풍경 촬영지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풍성한 갈대 군락은 물론 물에 비친 낙조를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생태학습장 기능을 겸하고 있는 공원은 아이들과 함께 오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무리지어 나르는 새들을 관찰하고 갈대의 수질개선 과정 등 다양한 자연학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 위의 관찰로를 거닐며 가족과 함께 가을에 흠뻑 빠져보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a 아무렇게나 찍어도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아무렇게나 찍어도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 조충현

물론 연인과 함께 하기에도 전혀 부족하지 않다. 한갓진 신작로를 걸으면 시골 마을 어딘가를 걷고 있는 듯 착각에 빠져든다. 걷다 지치면 야생화 무리 옆에 앉아 사랑을 속삭일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공원에는 가을을 즐기는 연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a 물에 비친 갈대가 곱다.

물에 비친 갈대가 곱다. ⓒ 조충현

화려한 단풍만이 가을을 말하지는 않을 터. 조금은 느리고 또 차분히 가라앉은 가을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가보기를 권한다.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공원은 시화호로 흘러드는 상류천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인공으로 만들어 졌다는 점. 모든 것이 깨끗하고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연을 해친 우리 사람들에게 그 정도는 오히려 반성과 자기성찰의 기회라 여기면 될 일이다. 계절은 그렇게 사람들에게 또 한수 가르쳐 주지 않는가.

a 갈대숲 멀리 오두막 쉼터가 보인다.

갈대숲 멀리 오두막 쉼터가 보인다. ⓒ 조충현




덧붙이는 글 | 자료사진은 모두 작년 늦가을에 촬영한 것입니다. 시화호갈대습지공원 (http://sihwa.kowaco.or.kr)

덧붙이는 글 자료사진은 모두 작년 늦가을에 촬영한 것입니다. 시화호갈대습지공원 (http://sihwa.kowac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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