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꽃 만발한 '친구 칭찬하기 대회' 화제

무안고등학교, 매년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등록 2005.09.30 17:14수정 2005.09.3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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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이 친구를 칭찬하는 글을 읽고 있다.
한 학생이 친구를 칭찬하는 글을 읽고 있다.김두헌
무안고등학교(전남 무안군)가 9월 28일 전교생이 참석한 가운데 교내 다목적교실에서 '친구 칭찬하기 발표대회'를 가져 교내에 웃음꽃이 만발했다.

칭찬하기의 생활화를 통해 명랑하고 즐거운 학교 풍토 조성은 물론 남의 장점 찾아 배우기를 통한 건전한 인성 함양을 목적으로 처음 개최된 이번 대회는 학급 예선을 거치는 등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예선대회를 통과해 발표자로 나선 남여 학생 10명은 급우사이뿐만 아니라, 선후배 사이, 남녀학생 사이에 서로 진솔한 칭찬을 주고받아 참관한 학생 모두가 칭찬의 기쁨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2학년 1반 박누리 학생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무안고등학교에서는 교직원과 학생들의 열의를 반영하여 친구 칭찬하기 발표대회를 매년 지속적으로 개최할 방침이다.

아래 박스에 담긴 글은 이날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누리 학생이 같은 반 친구 곽성진 학생을 칭찬한 발표문 전문이다. 누리 학생의 이 칭찬글은 시골학생다운 순진함과 친구에 대한 진솔한 감정이 그대로 묻어 있어 미소를 짓게 하고 있다.

"성진이는 정말 고마운 친구입니다"
칭찬하기 대회 최우수상 수상

안녕하세요. 저는 우리반 성진이 친구를 칭찬하려고 합니다.
저와 성진이가 친하게 된 이유는 1학년 초기에 같이 오토바이 때문에 친해졌습니다. 처음엔 그저 친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성진이와 함께 학교 생활하면서 더욱더 성진이를 잘 알게 되었고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성진이가 칭찬받아야 할 이유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성진이는 누구보다도 의리심이 강합니다.(약속을 잘 지킵니다)
누구하고도 약속을 하면 꼭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제가 무슨 일이 있어서 약속을 못 지키겠다고 해도 성진이는 웃으면서 다음에 가자고 하면서 웃어줍니다.

이러한 것을 보면 성진이는 정말 고마운 친구입니다.

두번째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성진이가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친구입니다.
제가 한 번은 다리가 너무 아파서 못 걸을 정도로 아플 때 약국에 달려가 파스를 사와서 직접 붙여준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성진이가 얼마나 고마운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진이가 어려운 일을 당할 때, 꼭 도와줘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세 번째, 성진이는 끈기가 강한 친구입니다.
언젠가 저랑 한 번 용돈이 필요해서 막일을 갔었는데, 성진이는 정말 어른 못지 않게 열심히 하고 있을 때 저는 힘이 들어서 못하겠다고 말을 했는데 성진이는 아무 말 없이 제 몫까지 할 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성진이가 이렇게 ‘끈기가 강하구나. 그때, 저는 성진이 보고 배울 것이 많았습니다. 저는 끈기가 없었는데 일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끈기를 길렀습니다. 지금 이렇게 된 것은 성진이 친구가 있어서 된 것 같습니다.

네번째, 성진이는 집중력이 강한 친구입니다
무엇 하나 하면 그걸 끝까지 하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하다가 포기하는데 성진이를 보고 여러 가지 배웁니다.
하지만 성진이는 장난끼가 나오면 아무도 못 말립니다.
성진이가 놀리든가 말든가 상관을 안 하려고 해도 신경이 쓰여서 짜증 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정말 성진이가 내 친구인가 의심이 갈 정도입니다.

다섯째, 성진이는 우리와 항상 함께 어울려주고 즐겁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1학기 때 있었던 일입니다. 여러 가지 있는데 제일 추억 남는 것을 말하려고 합니다.
성진이와 저는 학교에서 하교한 후에 옷을 갈아입고 목포로 가서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사진도 찍고, 하다보니 저녁이 되어서 무안에 왔습니다.
막상 할 것이 없어서 성진이와 저는 목포에서 남은 돈으로 술 한잔 하기로 하고 술을 사서 술을 먹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할말 안 할만 할 것 없이 이야기하면서 술을 다 마시고 집에 가려고 하니 하늘에선 비가 오는데 마침, 귀신같이 경찰아저씨들이 순찰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성진이와 저는 뒤도 안돌아 보고 달렸습니다.
그 장면은 정말 영화 속에서 있을 듯한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아저씨들은 쏜살같이 우리 뒤를 쫒아오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어디에 가는 위치까지 다 알고 저를 잡았습니다.

그때는 정말 망했다 하면서 성진이라도 안 잡히길 바랬지만, 경찰아저씨는 순찰차를 타고 성진이를 찾는 것입니다.
그런데 경찰아저씨께서 중국사람 2명,그 속에 성진이가 있었습니다.

경찰차 속에서 경찰아저씨가 저기에 니 친구 있냐고 할 때 전 바깥이 잘 안보여서 없다고 했는데도 성진이를 태우고 있었습니다.

그때 성진이와 저는 망했구나 하면서 파출소로 끌려갔습니다.
파출소에서 진술서를 쓰고 집으로 와서 잠을 자려고 해도 잠이 않오고 어떻게 아침이 되어서 성진이집에 들려서 함께 학교에 가면서 떨렸습니다.

학교에 가보니 예상대로 선생님들께선 다 알고 계셨고 성진이와 저는 2박3일 동안 교내봉사활동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때 성진이와 저는 앞으로 절대로 술을 안마시겠다고 다짐하고 열심히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지금은 정말 이 이야기를 꺼내면 부끄러워 웃음부터 나옵니다.

하지만 이것도 좋은 추억거리로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성진이는 자기의 정확히 목표를 가진 친구입니다. 꿈을 이야기하라고 하면 성진이는 바로 응답이 나옵니다.
나는 무엇이 되겠다, 10년 뒤에는 무엇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렇게 바로바로 나오는 걸 보면 고등학생 같지가 않습니다.

전 성진이의 이런 걸 보고 부럽고 많이 배웠습니다. 나의 꿈을 한번쯤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목표도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성진이는 좋은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 박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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