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지쳐가는 여학생의 모습강민구
자전거 순례 첫 날
8월 13일. 첫날 자전거 순례단은 학교에서 승합차와 트럭을 이용하여 전남 벌교를 향해 아침 7시에 출발하였다. 2시간 동안 차량으로 이동하여 도착한 벌교에서 첫날의 목적지인 고흥 나로도 해수욕장까지는 대략 66km에 달했다. 하지만, 이 녀석들 해수욕장을 향한다는 마음에 자신만만한 얼굴에 즐거운 미소까지 지었다. 오전 10시 드디어 대열을 정비하고 체육선생님을 선두로 여학생들을 앞에 세우고 출발하였다.
정말 더운 날씨에 출발부터 땀을 비오듯 흘리기 시작했지만, 얼굴 찡그리는 학생은 없었다. 4차선으로 넓은 국도에 운전자들의 배려로 잘 갈 수 있었지만 그래도 위험한 일이기에 고흥경찰서 경비교통과의 도움을 받았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식사까지 거르며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준 그 날의 경찰관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과역을 지나 고흥에 들어설 때 쯤 역시나 더운 날씨에 지치기 시작한 아이들이 하나둘씩 늘어갔다. 여학생들은 급기야 잠시 대열에서 벗어나 승합차에 올라야 했다. 이런 사실을 알기라도 하듯 어디선가 나타나신 학부모님이 얼음물과 김밥을 준비해주셨다. 다시 충전한 녀석들은 마치 새 건전지처럼 내달리기 시작하여 어느새 나로도 해수욕장에 도착하였다. 학부모님들이 먼저 도착하여 준비해주신 밥을 먹고 너도나도 바닷 속으로 뛰어드는데 선생님들도 아이처럼 함께 하는 모습에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시간은 흘러 저녁노을이 질 때쯤 지칠 때도 되었지만,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모래사장위에 스크린과 빔프로젝터, 앰프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몇몇 학생들은 꽹과리를 비롯한 사물놀이를 준비하였다. 바로 독도를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열기 위해서이다. 먼저 사물놀이를 통해 피서객들을 모이게 만든 후 독도관련 영상과 전단지를 통해 독도의 중요성과 함께 우리나라 영토임을 알렸다.
한 여름밤 모래사장 위에서 펼쳐진 영화제처럼 독도 영상을 상상해본다면 정말 멋진 장면이 연출될 것이다. 그것을 실현한 첫날 밤이었다. 마지막으로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노래가 나올 때는 함께 박수치며 불러주시는 사람들이 있어 그 자리가 더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짤막한 공연과 함께 독도 지킴이 활동을 벌인 아이들은 쑥스러우면서도 마냥 자전거만 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아직 어리지만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아주 자랑스럽다고 했다.
짐 정리를 하고 봉래초등학교 교감선생님의 배려로 학교 강당에서 침낭을 깔고 밤을 맞이했다.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은 늦은 밤까지 다음날 일정을 다시 확인하고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