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요리부문 응모 작품 - 머위대 조림정혜자
껍질을 벗긴 머위는 다시 서너 시간 정도 물에 담가 아린 맛을 우려낸다. 우려낸 머위를 소쿠리에 건져서 물기를 뺀 후 진간장, 집간장, 조청, 들기름으로 만든 양념장에 버무린다. 엄마는 신식 교육을 받은 분이 아니다. 그래서 흔히 우리가 양념의 용량과 비율을 말할 때 사용하는 큰술, 작은술을 모른다.
주최 측에서 요리하는 과정을 영상물로 촬영을 할 때도 엄마는 "이만큼"이나 "조금 더 많이"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옆에서 내가 "엄마, 1큰술, 2작은술 이렇게 말해야지" 말참견을 했지만, 들은 체도 안 하고 천연덕스럽게 엄마의 방식을 고수했다.
양념장에 버무린 머위대를 역시 서너 시간 약한불에서 푹 졸이면 머위대 조림이 완성된다. 여러 시간 불기운에 푹 졸였으니 씹는 맛 없이 입에서 살살 녹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머위대 조림은 쌉싸름한 맛에 아삭하게 씹히는 느낌이 일품이다.
흔히 머위대는 오리탕이나 양탕 등 보양탕에 여름철 우거지 대신 넣기도 한다. 문헌에는 기관지에 좋고 중풍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머위는 수분이 많아서인지 냉동 보관을 하면 맛이 없어져 버린단다. 대원사에서는 제철에 머위를 많이 잘라서 소금물에 절여 항아리에 담은 다음 돌로 꽉 눌러서 보관을 한다. 보관 방식도 재래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