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력중인 연수단 실무자들정혜자
새벽 참선, 마루 닦기 울력 등 강도 높은 수행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었다. 저녁 공양시간에 공양예절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한국 사찰의 공양 예절과 비슷한 면이 많았다. 젓가락 부딪히는 소리와 음식 씹는 소리 내지 않기, 음식이 담긴 그릇은 반드시 손으로 받치고 먹기, 공양전과 후에 감사의 게송 읊기, 다 먹은 그릇은 찻물로 헹구어 마시기 등 수행승들에게는 더욱 엄격한 예절이 적용된다고 한다.
최희정(미황사 템플스테이 실무자)씨는 “수련을 시키던 입장에서 수련을 당하는 입장이 되니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며 “ 돌아가면 수련생들에게 좀 더 너그러워 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다음 날, 새벽 5시. 기상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고, 제대로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가지고 있는 옷가지를 겹겹이 껴입고 숙소 앞에 도열했다. 고지림의 법당 예절은 양말을 벗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진희(29세 조계사 실무자)씨는 “양말을 벗으라고 해서 당황스러웠다”며 “우리는 법당에 들어가면 양말을 신는 것이 예의인데 문화가 좀 다른 것 같다”고 좌선 소감을 말했다.
한국 스님들이 앞자리에 나란히 좌정하고 뒷자리에 실무자들이 앉았다. 재가자와 스님들이 한자리에 앉아서 참선을 하는 것은 흔한 풍경이 아니다. 미동도 없이 고요한 정적만이 흐르는 40여 분의 시간.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고지림의 좌선 담당 일본스님도 한국 스님들의 좌선 모습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에 한국 불교의 진면목을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 덕조 스님은 “수련기간 동안 내내 춥고 배가 고파서 다시 행자가 된 기분이지만 도를 닦는 데는 도움이 되었다”고 소감을 이야기 했다.
조동종의 대본산, 영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