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측하게 생긴 생아귀와 미나리한성수
아귀 수육이라는 말에, 나는 설거지를 대충 마무리하고 마누라를 따라 나섭니다. 바깥 바람이 제법 쌀쌀합니다. 우리는 시장 입구의 단골 생선장수 아주머니 노점을 찾았습니다.
“아지매, 아구 있능기요?”
“있기는 있는데, 요새 아구가 마이 안 나온다. 다 팔고 요거 남았다.”
소쿠리에는 중치 아귀 4마리가 담겨 있습니다.
“우째 하능기요?”
“오천원어치라고 담았는데, 떨인게네(떨이이므로) 사천원하고 가져 가삐라.”
아주머니는 날카로운 주둥아리를, 칼로 잘라서 건넵니다. 마누라는 야채가게에서 콩나물 천원어치와 미나리 천원어치를 삽니다.
집에 와서 마누라는 아귀를 세토막으로 자르고, 부추와 미나리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놓습니다. 그리고는 적당량의 물을 붓고 된장과 생강을 아귀와 함께 넣고 끓입니다.
“당신, 아귀 수육 삶는 거, 어디서 배웠소?”
“배우기는요, 대충 하면 되는 거지!”
마누라가 한식·일식 조리사 자격증을 가졌지만 나는 마누라의 요리 솜씨가 미덥지는 않습니다. 자격증이 있다고 찌개나 국이 이전보다 특별해진 것은 전혀 없으니까요. 그리고 시험 과목도 찌개나 나물을 무치는 것이 주요 과목이 아니고, 무슨 ‘칠절판’이 어떻고 ‘너비아니’가 어떻고 하는데, 마누라 덕에 더러 먹어 보기는 했지만 그것과 아귀수육 삶는 것과는 통 관련이 없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