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장이요? 그런데서 못살아요" 야생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오골계.윤형권
닭 울음 소리와 함께 을유년 새해가 밝았다.
닭은 보통 새벽 4~5시 동트기 직전에 운다. 어떻게 동트는 시간을 아는 것일까? 모든 척추동물의 대뇌와 소뇌 사이, 즉 간뇌에는 '송과체'라는 내분비 기관이 있다. 이 송과체는 피부를 통해 빛을 감수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닭의 체내에서는 하루나 연 단위로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예를 들어, 잠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은 야간에 많고 주간에는 적게 분비되는데 이런 변화에 의해 몸 자체가 해 뜨는 시간을 알게 되는 것이다. 송과체가 닭을 살아 있는 자명종으로 만드는 셈! 그래서 빛이 차단된 공간에 닭을 두면 새벽이 되어도 울지 않는다. 양계장에서는 닭의 이런 특성을 이용해 알낳는 횟수를 조절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울까? 영역을 지키기 위해서 혹은 서열 유지를 위해서 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닭뿐만 아니라 참새, 까마귀 등 다른 조류들도 모두 빛에 민감해 아침 일찍 일어나 우는데, 닭은 가금화되어 늘 사람과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그 특성이 더욱 부각되어 보인 것이다.
우리나라 하루 닭 소비량은?
작년 한해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루에 먹어 치운 닭의 수는 평균 160만마리라고 한다. 연간 소비량은 5억마리 이상! 과연 이 많은 닭들이 어디서 오는 것일까?
양계장, 일명 '닭공장'으로 불리우는 곳에서 태어나고 사육되어 우리들의 식탁에 올라오는 닭들. 몇 해 전부터 '올바른 먹거리'와 '동물의 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인도적 방식으로 사육한 닭을 사용해 음식을 만드는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이 큰 비난을 받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비인도적으로 사육하길래,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는 것일까?
정감 느껴지는 동물 농장이 아닌 동물 공장(Factory farm)에서 사육되는 닭(비단 닭뿐만 아니라, 소, 돼지 등 다른 가축들도 마찬가지다). 고기가 되는 그날까지 닭들은 어둠침침한 형광등 불빛 아래, 몸을 거의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비좁은 철창 속에서 지낸다. 운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뼈가 약해서 다리, 날개 등이 부러진 채 지내는 닭들도 부지기수다.
양계닭들이 먹는 사료에는 온순하게 길들이기 위해 신경 안정제를 넣고(그렇지 않으면 비좁은 철창 안에서 싸움이 일어나 한꺼번에 압사당하는 사고가 발생한다고 한다), 달걀을 잘 낳게 하기 위하여 여성 호르몬제를 주사한다. 또 최단기간 내에 도축하기 적절할 만큼 살이 붙어야 하기 때문에 성장 촉진제도 들어가 있다. 다음은 제인 구달 박사의 저서 <생명사랑 십계명>에서 발췌, 요약한 내용이다.
오직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 인간이 닭에게 하는 행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