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그림이선미
<나무를 심은 사람>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글이다. 언제이고 주변에 나 혼자인 것 같고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라 지남철이 흔들리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양치기 노인 엘제아르 부피에는 아무것도 없는 땅에 묵묵히 10만개의 도토리를 심고 있었다. 그중 2만개가 싹이 텄다. 주인공인 '나'는 양치기 노인에게 30년 동안 만 그루의 참나무가 굉장하겠다고 말을 한다. 그러자 양치기 노인은 하느님께서 목숨을 부지하게 해준다면 앞으로 30년 동안 많은 나무를 심을 테니 그 만 그루는 바다의 물 한 방울과 같을 거라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로부터 5년 후. 주인공이 다시 양치기 노인의 마을을 찾았다.
"1910년에 심은 참나무는 이제 열 살이 되어, 나나 노인보다 키가 컸다. 가슴이 뭉클했다. 나는 말 그대로 할 말을 잃었고 노인도 말을 하지 않았으므로, 우리는 온종일 말없이 숲속을 거닐었다. 숲은 세 구역으로 되어 있었는데, 가장 넓은 곳은 11킬로미터나 뻗어있었다. 이 모든 것이 아무런 기술적 도움도 없이 오직 한 사람의 손과 영혼에서 나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인간이 파괴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는 하느님만큼 유능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주인공은 1945년 6월 마지막으로 양치기 노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 때 노인은 여든일곱 살이었다. 주인공이 예전에 황량한 폐허였던 베르공 마을에 도착했을 때, 주인공은 자기 눈을 의심한다. 1913년에 열두어 채의 집에 세 사람만 살고 있던 그 황폐한 마을이, 이제는 산들바람이 향기를 실어오고 샘에는 물이 넘쳤다. 파릇한 풀에 시골축제를 즐기며 웃고 있는 소년소녀들, 그리고 즐거운 생활로 몰라보게 달라진 토박이들과 새로 온 사람들을 합쳐 만명도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