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옵션 매수자 10분만에 72억원 날려

등록 2005.01.13 17:21수정 2005.01.1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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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만기일인 13일 옵션시장에서 장막판 풋옵션 115.0 매수자들이 불과 10분만에 72억원을 날렸다.

풋옵션 115를 매수한 투자자는 코스피200지수(결제지수)가 115를 넘지 않아야 행사가 가능하다. 그런데 이날 코스피200지수는 이보다 0.01포인트 높은 115.01로 결정됐다.

풋옵션이란 미래의 일정한 시점에 정해진 가격(행사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1월물 풋옵션 행사가격 115.0(코스피200지수 기준)짜리를 매수한다는 것은 1월물 만기일에 115에 팔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는 것을 가리킨다. 권리를 사는 대가로 지불하는 것을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이날 옵션시장에서 마감 동시호가가 시작되기 직전까지만해도 코스피200지수는 114.51로 115.0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때문에 무난이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옵션가격이 0.53포인트(5만3000원)라는 높은 수준을 형성했다.

그러나 동시호가 10분동안 프로그램 비차익순매수가 1000억원어치 유입돼 115.01이라는 극적인 종가를 만들어냈다. 최소 호가단위인 0.01포인트 차이로 콜옵션 115.0짜리는 행사가 가능한 반면 풋옵션 115.0 매수포지션은 모두 휴지조각이 됐다.

풋옵션 매수자들이 이날 입은 손실은 무려 72억4000만원(5만3000원*13만6648계약)에 달했다. 이 돈은 고스란히 대부분 기관투자가인 풋옵션 매도자에게 넘어갔다.

풋옵션 매수자들은 이날 만기일 동시호가이기 때문에 매수차익거래잔고의 청산에 따라 프로그램매도가 우세할 것으로 보고 포지션을 끝까지 고수했다. 차익거래에서는 예상대로 500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비차익매수라는 복병에 허를 찔렸다.


지난 2003년 10월물 옵션만기일에도 결제지수가 94.99로 마감, 95.0를 넘어야 행사가 가능한 콜옵션 95.0 매수자들이 0.01포인트 차이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지승훈 대투증권 차장은 "이날처럼 종가가 행사가격과 일치하는 '피닝(pinning)' 현상이 일어날 때는 콜옵션, 풋옵션을 모두 매도한 투자자들만이 이익을 얻고 매수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는다"며 "외국의 경우 대규모 자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의도적으로 피닝현상을 유도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대박을 노리고 매수에 치중하는 개인들의 전략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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