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막고자 창문을 온통 비닐로 덮었다.박도
전기계량기 검침원이 돌아가면서 일부러 주인을 찾고는 지난 달 전기 사용량이 부쩍 늘었다고 하였다. 내가 어느 정도 늘어났느냐고 물었더니 내달에는 약 7만원 정도의 전기 값이 나오겠다고 했다.
그는 나에게 전기 사용 확인 겸, 전기 사용이 부쩍 늘어난 데 대한 경고와 아울러 혹이나 나중에 고지서가 나온 뒤의 말썽을 대비한 듯하였다.
나는 잘 알았다고 그를 돌려보낸 뒤 아내에게 예사 달의 전기 요금을 물었더니 2만원 남짓했다고 하였다. 이렇게 갑자기 전기 요금이 불어난 것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내 글방에 전기 난방을 한 탓이었다.
날이 차가워진 뒤로 전기 패널에 전기난로까지 사용하였으니 전기 사용량이 부쩍 늘어났나 보다. 아내는 그 정도는 괜찮다고 계속해서 쓰라고 하였지만 나는 그 날부터 아래채 글방 사용을 중단하고 안채 거실로 컴퓨터를 옮겼다.
에너지 사용량과 문화생활과는 정비례라고 하지만, 나는 이 시대에 과도한 에너지 사용은 자연환경에 크나큰 해악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전기 에너지 생산의 대부분은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으로 하는데, 이 모두가 환경을 크게 오염시킨다고 한다.
몇 해 전, 삼척에 갔더니 온 시가지에 원전 반대 플래카드가 나붙었고, 고성지방에 가도 그랬다. 또 연전에는 부안지방에 핵폐기물(원전 수거물)을 저장한다는 데 대해 주민들의 반대로 온 나라가 큰 몸살을 앓았다. 당국에서는 원전이 안전하다고 하지만, 아무튼 에너지를 많이 사용할수록 지구 환경에는 좋을 리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 집의 에너지 절약은 좀 심할 정도였다. 한여름 삼복더위에도 에어컨은커녕 선풍기도 없이 지냈고, 서울 한복판 종로구에 살았으면서도 1990년 중반까지 연탄을 썼으며, 컬러 TV도 딸아이가 대입 교육방송을 본다고 하여 1990년 중반에야 들여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