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준씨김혁
장씨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2개월 정도 되었다. 서울 무역센터에 있던 패스트푸드점에서 일을 했다는 장씨는 '갑자기 손이 아파와서' 4개월 전 그만 두었고, 그 때 다니던 교회도 집 가까이에 있는 동부천감리교회로 옮겼다고 한다.
그 교회에서 청년회 활동을 하면서 그는 푸드뱅크 활동을 하고 있던 이동철 목사를 만나게 되었고, 이 목사의 권유로 함께 자원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이후 장씨는 푸드뱅크 봉사를 위해 찾게 된 '감리교사회복지센터' 내에 자신보다 훨씬 중한 정신지체장애자 학생들을 위한 공부방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11월부터는 공부방 정식교사로 일하게 되었다.
"어머니, 아버지도 정말 잘했다"고 격려해준다고 말하는 장씨의 공부방 교사로서 사명감은 각별하다.
"애들이 공부를 열심히 잘 할 때는 정말 보람이 있어요. 하지만 애들이 말을 안들을 때는 속상하죠."
-꿀밤 줘 본 적은 없어요?
"화가 나도 참아요."
-아이들과 싸워 본 적은 없어요?
"선생님과 아이가 어떻게 싸울 수가 있어요? 애들과 절대 싸워서는 안되요. 저는 따끔하게 말로써 혼을 내요."
저의 공부방 제자입니다.
꿈바라기 공부방에는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까지 모두 5~7명의 정신지체장애 학생들이 방과 후 찾아온다. 장호준씨는 그 학생들과 오후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공부를 봐주거나 놀이를 함께 해주기도 한다.
"윤수라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는 농아인이죠. 듣기는 하지만 말을 못해요. 하지만 정말 착해요. 정리도 잘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려고 해요. 그런데 은섭이는 정말 말을 안들어요. 그래도 착하죠."
인터뷰 도중 중학생이 들어왔다. 장씨는 공부방 제자라며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해 주었다. 포즈를 취하기까지 두 사람은 의자를 놓고 실랑이를 벌인다.
"선생님이 앉으세요."
"네가 앉아야 해."
결국 제자를 두 팔로 껴안아 의자에 앉힌 장호준씨는 카메라를 쳐다보면 다시 한번 말한다.
"내 제자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