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큰사진보기 ▲뜬금없는 어머니 전화김요수 1990년쯤에 서울에 있을 때인가 봅니다. "어머니께서 전화하셨네." 시외전화요금을 걱정하여 좀체 연락이 없으시는 어머니에게서, 그것도 사무실로 전화가 왔습니다. 갑자기 '월급날이 멀었는데'하는 생각부터 '몸이 안 좋으신가', '누가 혼인하나'하는 생각 끝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안부를 여쭌 지 오래된 죄책감에 "아버지 잘 계시지요? 잘 드시고 계세요?"하자, 어머니께서 "워메, 으짜끄나?" 하십니다. 마음이 덜컥했습니다. 큰사진보기 ▲입단속해라김요수 그런데 너무 뜻밖의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아가, 영삼이하고 태우하고 종필이하고 당을 합쳐분닥하냐! 큰 일 없을랑가 모르것다. 바깥 출입 헐 때 얌전하고 입단속 철저히 혀라. 그라믄 전화세 나온께 끊을란다." 팔십년 어려움을 겪어서인지 첫째로 나라일을 걱정하고 둘째로 힘없는 아들 앞일을 걱정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팍팍한 살림살이를 전화요금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 몇 마디에 어머니의 마음을 모두 실어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배운 사람들의 심야토론보다 훨씬 시원하고 간단합니다. 처음으로 국회의원이 된 모 장관이 정치 9단 김 의원에게 뭔 말을 했을 때도 어머니는 몇 마디 하셨습니다. "저것 봐라. 가만 있으면 암시랑토 안 했을 것인디. 뭣하러 처자식 데꼬 사또 병문안 가서 포졸한테 뺨맞을 것이냐?" 그 말을 듣고 아버지와 한참 웃었습니다. 큰사진보기 ▲어머니 생활철학김요수 "옛날에 동쪽바다 고래가 남쪽바다에 더 맛있는 것이 있는 가 보러 가서 멸치꼬리에 뺨 맞고 부애가 나서 쫓아가다가 그물에 걸려 부렀단다. 너도 니 자리만 지대로 버티고 있으믄 그것이 훌륭한 일이다." 덧붙이신 말씀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어머니는 배움이 짧으신 데다 지금까지 시장바구니만 지녀보셨던 분이라 사회 돌아가는 현상, 불쑥한 정치판은 아주 모르십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나름대로 생활철학을 지니신 것입니다. 큰사진보기 ▲자식들이 모여서김요수 한 번은 자식들이 모여 "애기들도 다 컸으니 여행이라도 한 번 다녀오세요"했더니 "멀미 땜에 어디 못돌아 댕긴다. 글고 느그들이 구경 걱정 안혀도 된다. 테레비에서 니들 외국댕긴 것보다 더 자세히 보여주더라. 안 댕게도 댕긴 것이나 마친가지다. 그런 돈 있으믄 현찰로 주라"하시는 것이었습니다. 큰사진보기 ▲그리운 어머니 세상평김요수 어디 따로 쓰실 곳이 있나 해서 꼬치꼬치 여쭈었더니 "놈 모르게 도와주는 디가 있어. 생색을 내기 싫어서 그란디. 재미도 있고 맘도 좋아야"하십니다. 오월을 보내는 어머니의 마음에서 새로운 오월을 느낀 적도 있습니다. "뭔 일이데. 5·18에 금남로에서 사람들 모이게 했담서야. 차말로 좋아진 것이냐? 떡주고 뒤통수 때래서 목에 걸리게 할라고 그란 것이냐? 매운탕(최루탄)도 인자 지긋지긋헌디." 어머니는 집에만 계시고 아무것도 모르시는 듯해도 늘 마음에 충격을 주셨습니다. 그때로부터 15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어머니는 퍽이나 늙으셨습니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서 힘들어 하십니다. 아버지 돌아가신 뒤 바른 자식이 없어 한숨과 분함만 남아 있습니다. 어머니의 넉넉한 넋두리가 그립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김요수 (ghomsol) 내방 구독하기 쓴 책, <염치혁명>, <탐관오리 필독서>, <부서불랑께>, <소설 폐하타령1,2,3>, <쓰잘데기>, <딱좋아 딱좋아> 이 기자의 최신기사 [주장] 4.10 총선 판을 바꿀 세 사람, 국-민-부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용산 '친오빠 해명'에 야권 "친오빠면 더 치명적 국정농단"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어머니가 보는 세상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5년 전 스웨덴에서 목격한 것... 한강의 진심을 보았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생산물량 일부 해외 이전 결정... 협력사 '비상'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