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도 소프트웨어를 키워야한다

국민이 아끼는 관광지라야 외국인도 사랑한다.

등록 2004.09.23 16:14수정 2004.09.2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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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수지 적자가 심각하다. 2003년도에 29억 달러를 초과하였고, 금년도의 적자규모도 놀라운 수준으로 예측된다. 지난 7월1일부터 실시된 주5일제 까지 겹쳐서 역조규모가 갈수록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일부언론에 “관광수지 적자는 경제전체를 흔드는 주요한 골칫거리가 됐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관광수지 적자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 그 원인과 책임을 주로 해외로 발을 돌리는 여행객들에게 묻는 것이 지금까지의 언론이나 정부기관의 주류적 태도였다. 글로벌 경제 환경아래서는 관광업이라고 해서 얄팍한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이 이제 대책이 될 수 없음을 알고 있지만, 당장의 대책이 묘연한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와중에 관광형 기업도시 또는 레저타운 건설을 위한 외자 투자유치계획이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있다. 해남과 영암에 서해안 관광 단지 조성, 전북 새만금간척지의 골프장 540홀 건설, 세계적부동산 재벌의 영종도 투자, 다도해 해상공원의 일본 투자단 방문 등, 제목만 들어도 배가 부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용이 장밋빛 구상이 대부분이고 투자나 사업실현 여부는 빨라야 2006년부터나 알 수 있는 것들이다. 또한 모든 투자유치계획이 성공된다 해도 우리나라의 인구수, 여가경향 및 소득수준으로 보아 내국인의 소비 활성화를 기대하는 것 보다는 외국인 유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낙후는 소프트웨어의 부재에 있다. 내국인이 잘 찾지 않는 관광지는 아무리 시설비를 많이 들여 포장하여도 외국인도 별로 다녀가지 않는다. 경주에 있는 보문관광단지의 사례가 이를 잘 증명해 주고 있다.

내국인이 부담 없이 자주 찾을 수 있는 관광자원과 소프트웨어가 함께 계발되어, 내국인의 사랑을 많이 받을 때 외국인도 방문하고 지갑도 자주 열어준다. 우리 국민의 사랑을 많이 받는 연예인과 영화, 드라마가 한류열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그들이 관광수입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잘 증명해 주고 있다.

관광 소프트웨어가 발달되려면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청소년기를 입시위주로 보내느라고 관광과 여행에는 거의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입시과목에서도 내 나라 국토나 역사는 필수과목에서 빠져 있는 상태다.


그나마 실시되는 교육도 아름다운 우리나라 국토와 역사 유적지를 여행하고 싶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물질자원 중심으로 되어있어 부정적인 측면이 아주 많다. 유럽은 역사도 길고 아름답기도 하지만 청소년에 대한 여행지원과 역사교육이 오늘날 유럽전체를 여행자 천국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청소년기의 교육은 성인이 되어서도 모든 분야에서 잠재의식으로 작용한다. 교육을 통한 효과는 긴 시간을 요구하지만, 외자유치를 통한 관광자원의 개발도 상당히 긴 기간을 소요한다. 얼마 전 매스컴에서 우리나라도 국사교육을 필수과목으로 하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심각하게 대두됐었다. 우리나라의 긴 역사와 아름다운 관광자원이 청소년 교육으로 더욱 계발되어서 장래에 온 국민이 내 강토부터 여행하고픈 욕구로 충만하고 이것이 관광소프트웨어의 계발로 연결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3면이 바다인 해양 국가이면서도 전남 무안공항이나 새만금 같은 해안 지역에 골프장 건설과 같은 개발계획 밖에 나오지 않는 것은 그 지역을 먼저 사랑해야 할 우리국민이 바다나 항구, 포구를 관광지로 여행한 경험이나 교육이 되어있지 않아 그 지역에 대한 내국 관광수요 발생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장기적 대책에만 의존하기에는 우리나라 관광산업 진흥은 시급한 사안이다. 국내에서 이미 성업하고 있는 테마파크 업계는 주5일제를 맞이한 가족여가 시대에, 단기적으로 가족관광수요를 확대할 수 있도록 기존시설의 개조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더욱 투자하여야 할 때다. 정부에서는 장미 빛 청사진 만 발표하지 말고 이러한 업계의 노력에 우선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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