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매실 음료, 효험 볼 수 있을까?

석류 700개 씨까지 몽땅 먹어야 호르몬제 1알 효과...웰빙 음료 뻥튀기 광고 조심

등록 2004.05.19 15:49수정 2004.05.1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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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타임스
[이재은 기자] 석류, 매실 등 건강 과일은 어떤 방식으로 얼마의 양을 섭취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웰빙바람’이 과일 시장의 판도를 뒤엎고 있다. 이제 웰빙족들은 ‘단순 과일’이 아닌, 다양한 기능을 기대할 수 있는 ‘건강 과일’을 찾는다. 이러한 웰빙 열풍을 타고 ‘건강 과일’로 떠오른 대표적인 과일은 석류와 매실.

석류와 매실의 천연즙은 홈쇼핑 회사의 히트 상품이 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으며, 각종 음료의 재료로도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석류와 매실이 ‘웰빙 아이콘’으로 과대 포장돼 여성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건강 과일’로 불리는 석류와 매실의 효능은 어디까지가 진실인 것일까.

전문가 “섭취량·방법 알아야 효과 볼 수 있어”

석류와 매실을 상품화하는 제조사들은 손쉽게 웰빙을 추구하는 방법이라며 생산된 천연즙의 소비를 부추긴다. 실제로 석류와 매실은 한의학 약재로 쓰일 정도로 효능이 입증된 건강과일이다.

석류의 경우 여성의 몸에서 에스트로겐 역할을 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함유하고 있다. 또 석류에는 노화의 원인인 유해 산소를 없애는 카테킨, 안토시아닌 등 항산화 물질이 녹차, 적포도주보다 두세 배 많다. 매실 역시 매실 속에 함유된 피크린산이 간과 신장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몸의 해독과 배설을 돕는 기능이 있다. 뿐만 아니라 피부 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과일은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의 양을 섭취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석류즙을 제조하는 회사와 판매하는 홈쇼핑사는 "석류는 건강보조식품으로 소량의 즙만 마셔도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 석류의 효능은 씨에 집약되어 있다. 식물성 에스트로겐 등 각종 유효 성분은 석류 씨에 농축돼 있어 씨까지 꼭꼭 씹어 먹을 때만 효과를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석류 씨 1㎏당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10∼18㎎ 함유돼 있다”며 “과육만 먹을 경우 별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조언한다.

여성움한의원의 문현주 원장은 “한의학적으로 열매의 씨는 에너지가 응축된 부분으로 설명되는데 석류도 마찬가지”라며 “<본초강목>에 석류피(석류 껍질)가 설사, 이질, 복통, 대하증 등의 약재로 사용한다는 언급도 있듯이 석류는 씨나 껍질이 약재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석류가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함유돼 있다는 점이 부각돼 여러 용도로 활용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석류 700개를 씨까지 몽땅 먹어야 호르몬제 1알 효과

전문가들은 “석류에 포함돼 있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석류보다 콩에 훨씬 많이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체내에서 합성되는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구조와 기능을 가지고 있을 뿐 호르몬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호르몬제 한 알을 대체하려면 석류를 씨까지 남기지 않고 700∼800개는 먹어야 가능하다”고 한다.

매실 역시 마찬가지다. 일반 가게에서 유통되는 매실 음료는 매실 농축 과즙의 3∼7.5%만이 함유돼 있어, 매실이 주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매실 음료 판매 회사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매실 음료를 생산하고 있는 웅진식품의 한 관계자는 “180ml 음료 기준으로 매실음료 한 병에 매실 농축 과즙이 6∼14g정도 함유돼 있다”며 매실 음료를 마신다고 해서 식욕이 돋워지고 변비·설사 예방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웰빙 상업주의에 현혹되지 말고, 무슨 성분이 어떻게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태도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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