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기 소년 파브르' 역시 인기만화 중 하나다. 과학 지식을 전달하는 만화지만, 상상력 넘치는 재미를 준다.
"우리 사회의 발전을 방해하는 언론에는 홍보를 부탁하지 않습니다"
대개의 잡지들을 보면 광고가 절반이다. 그런 점을 생각할 때, <고래가 그랬어>는 광고가 기껏해야 대여섯개 정도로 매우 적은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더구나 그마저도 상업광고라기보다는 정말 어린이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하거나 아이들에게 유익한 공연을 소개하고 있다.
김 편집장에게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고 말을 건네며, 이런 광고방침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건지 물어보았다. 김 편집장은 "앞으로도 광고는 적게 실을 계획"이라며 다음과 같이 보충설명한다.
"처음부터 굳이 책광고만 받겠다는 것이 아니었고요, 아이들에게 유익하지 않은 것은 싣지 않겠다는 방침이었습니다. 지금 들어온 것이 책광고밖에 없어서 책광고만 있는데, 앞으로 상업광고가 들어올 수도 있어요. 그런 광고가 그 제품이나 회사가 아이들에게 해가 되지 않는 한 싣겠다는 것입니다."
이어서 또 하나. <고래가 그랬어>는 우리 사회의 발전을 방해하는 신문에는 홍보를 부탁하지 않겠다고 한다. 정말 그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기자가 장난스럽게 "우리 사회의 발전을 방해하는 신문은 어떤 신문입니까?"하고 물어보자, "그걸 말해야 하나요? 충분히 아시지 않나요?"하고 대답한다.
"창간호가 나오면 소위 말하는 영향력이 큰 세 개 일간지에 광고를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저희는 그런 광고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독자들의 반응이 어떤지 물어보았다. 김 편집장은 "일단은 호의적"이라고 답한다.
"특히 교사들 반응이 좋습니다. 교사 분들은 이 책을 교육 현장에서 학습자료로 사용하고 있어요. 인권만화, 미디어만화를 학습자료로 많이 사용하고 있고, 때로는 저희 부록을 따로 30부씩 요청해서 학습자료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 편집장은 또 대상으로 삼고 있는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중학생까지 <고래가 그랬어>를 찾아본다고 한다.
"저희 독자층이 초등학생이었는데, 지금은 취학 전 아동이나 중등학생까지 퍼지고 있어요. 의외로 중학생들이 엽서를 많이 보내오고 있어 놀라워요."
이어서 김 편집장은 아이들의 고민을 감당하기가 벅찰 정도라서 다시 한 번 놀란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고민이 있어요'라는 꼭지가 있어요. '인권운동사랑방'과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삼당을 해주시는데, 여기에 고민상담이 매우 많이 들어와요. 저희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예요. 대부분이 왕따, 집안폭력 문제예요.
처음에는 '학원가기 싫어요', '공부하기 싫어요' 정도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는데,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사례들이 많아서 충격적이었죠. 그리고 의외로 성문제도 심각해요, 이 경우는 어떤 학부모가 '도대체 이런 내용을 왜 싣느냐'고 항의가 들어오기까지 했어요."
또 김 편집장은 이제는 아이들의 성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말하며, <고래가 그랬어>에서도 관련 코너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한다.
"학부모가 이제는 아이들의 성문제를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는 저학년들까지 연령층이 매우 낮아졌어요. 그래서 저희도 성에 관한 코너를 신설하려고 하는데, 너무 민감하고 중요한 부분이라 접근방법에 있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김 편집장은 그것이 <고래가 그랬어>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고래가 그랬어>가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것이라고 생각해요. 기존의 책이 다루지 못한 주제들을 계속 건드리고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존재이유 중 하나입니다."
한편, 판권을 보면 편집자문에 "고 이오덕"이라고 써있다. 이미 돌아가셨는데도 그의 이름을 빼지 않고 넣는 이유를 물어 보았다. 김 편집장은 "그 분이 가지고 계셨던 교육철학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마지막으로 기자는 책을 내면서 어려운 점들이 많이 있을 듯한데,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운지 물어보았다. 김 편집장은 "일단 아이들이 도대체 어떤 인간들인지 아는 것이 제일 어렵습니다"하고 말한다.
"아이들이란 어떤 존재인가라고 규정짓는 것과 그것에 맞추어 이 잡지에서 그들에게 어떻게 말을 걸 것인가가 항상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작가의 원고가 늦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어떻게 아이들에게 제대로 말을 걸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김 편집장은 판매상황이 어떤지 물어보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판매부수 공개를 꺼려했다. 그러나 기자가 서점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아직은 안정적인 수입구조를 만들기에는 벅찬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래가 그랬어>를 통해 아이들이 '떳떳하게' 주체적으로 서고, 주위의 아이들과 '함께' 생각하는 세상이 앞당겨지길 바란다. <고래가 그랬어>의 부제처럼, 아이들이 '떳떳하게 그리고 함께'하는 세상이 말이다.
고래가 그랬어 184호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지음,
고래가그랬어,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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