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학기계5-수경 작
작가 수경의 개인전 <자학기계-킬킬킬, Kill, Kill, Kill>은 일상 속의 자학을 '킬킬'거리며 비웃는다. 찔리고, 뜯기고, 물리는 엽기 발랄한 그녀의 작품 앞에서 관객은 "킬킬" 웃음을 날리지만, 그 웃음 뒤에선 억눌려왔던 무의식의 자학성이 수면 위로 고개를 내민다. 관객은 놀이로써의 '자학'을 대면하며, 내면에 숨겨 놓았던 자신의 자학성을 배설하고 유희한다.
작가 수경의 세 번째 개인전인 <자학기계-킬킬킬, Kill, Kill, Kill>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짝사랑하던 여자의 발 냄새를 맡거나 스스로 간지럼을 태우며 화를 낸다. 육체적인 괴롭힘을 통해 정신적 쾌감을 얻는, 자학의 본성들이 작품을 통해 재현된다. 하드 코어 포르노에서나 등장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자학'이라는 주제가 '일상'을 소재로 함으로써 '재미와 가벼움'으로 관객에게 다가서고 있는 것.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이 '이동성'을 담보하고 있다는 것도 작품의 일상화를 추구하는 수경의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한지에 그려진 작품들을 오려내 스티커처럼 벽이나 판넬에 붙여 놓은 것은 관객에게 자유로운 상상의 공간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