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으로 양치질을 하자

왼손잡이 터부시하지 말고 왼손을 운동시키자

등록 2003.10.12 21:11수정 2003.10.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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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왼쪽은 '불길한', '서투른' 등의 부정한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 우리 나라에서 왼손잡이는 터부시 되어 왔으며 그것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었다. 힌두교도들은 왼손은 부정한 손이라 하여 오른손으로 식사를 하고 남에게 물건을 줄 때도 왼손으로 주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요즘에도 많은 부모들이 왼손으로 숟가락을 들거나 연필을 드는 자녀들에게 오른손으로 바꿔 잡으라고 다그치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왼손잡이의 비율이 12% 정도라고 하니 선천적인 왼손잡이의 비율은 그보다 더 높을 것이다. 하지만 이 비율을 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른손잡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우리는 왼손잡이들이 오른손을 능숙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남들과 다르다는 게 두려워서 다른 이들과 같은 모습을 하기 위해 연습한 결과일수도 있고 위에서 언급한 대로 부모님들의 강요에 의해서 일수도 있다. 하지만 오른손잡이들은 남들과의 이질성도 느끼지 않고 부모님의 성화도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오른손만을 쓰게 된다.

이런 이유로 대다수의 오른손잡이들은 왼쪽과 오른쪽이 불균형하게 발달한다. 오른손잡이가 왼손으로 글씨를 쓰면 상당히 어색하고 글씨도 삐뚤삐뚤하게 써진다. 공을 왼손으로 던졌을 때는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대부분에게 일어나고 있는데 엄격히 말하면 운동장애이다. 대부분이 겪는 일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넘어가는 일이 많지만 양손을 자유 자재로 쓸 수 있다면 훨씬 더 편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사촌 형이 왼손으로 양치질하는 것을 권한 이후로 나는 지금까지 왼손으로 양치질을 하고 있다. 과거의 유명한 권투 선수도 왼손 잽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왼손으로 양치질을 했다고 한다. 처음 왼손으로 양치질을 했을 때는 팔에 힘이 잘 들어가지도 않고 마음 먹은 곳을 구석구석 닦지도 못했다. 하지만 차츰 익숙해지고 15년 이상이 지난 지금은 오른손으로 하는 것이 더 어색할 정도다. 나는 원래 오른손잡이지만 밥을 먹거나 운동(탁구, 배드민턴, 축구)을 할 때 왼쪽을 쓰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이런 운동 능력뿐만 아니라 앉아서 하는 업무나 단순 작업 등 다른 여러 가지 일에서도 좌우를 번갈아가면서 사용할 수 있어서 피로의 누적이 덜하고 오래 일을 지속할 수 있다.

오른손잡지만 왼손 잽이 필요한 권투 선수 말고 드럼을 치는 사람도 양손이 모두 발달되어야 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나는 권투 선수와 드러머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양손을 원활히 쓰면 모든 일에서 더 수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왼쪽을 터부시 여기는 우리 나라, 중동 그리고 오른쪽이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주정하는 서양 여러 국가에서도 이제 좌우의 선택을 본능에 맡기고 있다. 창의력을 관장한다는 우뇌의 발달을 위해 일부러 왼쪽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좌우의 선택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신체를 좌우 가리지 않고 자유 자재로 쓸 수 있다면 더욱 수월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후에도 많이 쓴 쪽의 팔다리나 치아만 먼저 상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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