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측이 총장실에 올라가지 못하도록 하자, 한 학생이 항의 성명서를 들고 본관 로비에 앉아 농성을 벌이고 있다.백철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성민(22) 씨는“우리교육은 일류대 들어가기 위한 입시경쟁으로 다 망가졌고 사회에서는 학벌차별 때문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멸시당하고 고통 받고 있다. 이러한 학벌문제를 일으키는 가장 큰 주범은 서울대”라며 “서울대 출신들은 서울대학교의 전신인 경성제국대학 때부터 남한사회 권력 있는 자리를 독차지하고 자기들끼리 남 배척하는 패거리를 만들어 우리 사회를 실질적으로 지배해왔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또 다른 학생은 “어떻게 학벌타파운동을 ‘포퓰리즘’이라고 비아냥거릴 수 있냐”며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유학 등 순탄한 엘리트 코스만을 걸어온 그가 약자의 아픔을 모르는 것은 당연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정운찬 총장이 학벌 때문에 고통받고 차별받는 사람들의 처지를 조금이나마 생각했다면, 학벌사회를 바꿔보자는 사람들의 외침을 ‘대중 여론에 비위맞추려는 비합리적인 일’이라고 비아냥거리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학벌없는사회 전국학생모임 김신아(22)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정운찬 총장이 평범한 개인이 아니라, 최고 학벌 기득권 집단인 서울대의 대표이기 때문에 더 분노하는 것이다”고 이번 기자회견을 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또 기자회견을 연 6개 단체는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학벌주의 망령에 사로잡혀 내뱉은 이번 말에 대해 하루빨리 공개 사과하라”고 정운찬 총장에게 요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정 총장이 시민과 함께하는 공개 토론회에 참석할 것을 요구했다.
굳게 닫힌 서울대의 문
학생단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대 총장 공개 사과’'서울대 개혁 공개 토론회 참석’요구를 담은 항의 성명서를 서울대 총장실에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서울대 측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입구를 두꺼운 철문으로 막아버렸다. 학생들은 굳게 닫힌 철문을 두들기며“철문 뒤에 숨지 말고 빨리나와 우리의 요구를 들어라”고 소리 질렀다.
서울대 측이 계속 철문을 열지 않자 학생들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4층 총장실로 올라가려 했다. 그러나 서울대 측은 엘리베이터 입구에 청원경찰을 배치에 학생들이 지나가지 못하도록 길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청원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