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2> 카렌스Ⅱ 대비 'X-트렉' 주요사양오마이뉴스 고정미
국내 자동차 주요 메이커의 한 관계자는 "신차는 보통 외관을 통해 가장 쉽게 구분할 수 있지만 'X-트렉'과 카렌스Ⅱ는 다른 차로 보기 힘들었다"면서 "그나마 외관상 바뀐 것이 전고와 투톤칼라인데 이는 매년 연식이 바뀔 때마다 시행하는 '모델이어' 수준이어서 이를 신차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카렌스 동호회인 카렌시안(www.carensian.co.kr)의 박윤상 회장도 'X-트렉'에 대해 "외관상의 차별화된 점은 발견하기 어려워서 굳이 이름을 바꾸었어야 했을까 싶은 의구심이 들더군요. 어쨌든 저는 카랭이2(카렌스Ⅱ)라고 봅니다"라고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지적하기도 했다.
또 <표3>에서도 증명이 되지만 'X-트렉'의 주요 재원도 '전고'를 제외한 축거, 엔진, 타이어 등 모든 것이 카렌스Ⅱ와 똑같다.
자동차시험전문회사인 '카솔류션'의 김창용 대표는 "신차라는 것은 엔진과 트랜스미션이 완전히 바뀌거나 기술적 진보를 이룬 차, 그리고 차체와 지붕을 연결해주고 지탱해주는 '필라'가 완전히 바뀐 경우를 말한다"면서 "이런 기준으로 볼 때 'X-트렉'을 신차로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보통 신차가 출시되거나 성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양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개발과정은 물론이고 출시 전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는 것이 기본"이라면서 "그러나 지난해 카렌스Ⅱ의 생산연장을 기대하고 있던 기아차가 올 1월 단종 결정이 내려진 이후 부랴부랴 현 법규의 맹점을 이용해 다목적형 차량을 재승인 받기 위해 준비한 기간은 단 3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LSD 같은 장치를 장착하거나 차량 전고를 올리는 등의 사양 조정은 차량 성능이나 내구성 또 주행 안정성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므로 적절한 테스트를 통한 차량의 성능을 최적화시키는 충분한 과정과 기간이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3개월이란 기간은 간단한 편의사양을 생산라인에 적용하기에도 쉽지 않은 기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X-트렉'에 장착된 LSD같은 장치는 보통 샘플 개발에만 적어도 3개월 이상이 소요되며, 이후 단품테스트를 거쳐 파일럿 차량으로 8만~12만 킬로미터 정도의 차량 테스트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또 전고를 높일 경우에는 쇽업쇼바와 코일스프링을 중심으로 이와 관련된 각종 부품들의 제원이 변경되므로 기본적인 감쇄력, 내구성, 승차감, 주행안전성 등의 테스트를 거칠 충분한 기간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X-트렉'은 디젤연료 사용이 가능한 다목적형 차량 승인 조건 중에서 '험로 주행에 적합한 차'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별다른 보안조치 없이 최저지상고를 35mm 올려 SUV차량 흉내를 낸 것"이라며 "이런 불안정한 기형적 차체구조는 결국 주행안전성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안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아자동차 김봉겸 이사는 "엄밀하게 따져 신차라고 하면 엔진과 미션이 바뀌는 것을 말하지만 그런 기준으로 따지면 지금까지 신차가 몇 대나 나왔겠냐"고 반문하면서 "카렌스Ⅱ가 단종됨에 따라 16가지의 부품을 바꿔 '마이너 체인지' 형태의 신차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이어 카렌스Ⅱ의 제품 결함문제가 유사품인 'X-트렉'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 문제는 잘 모르기 때문에 소보원에 알아 보라"며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