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창작음악연구회 명연주 시리즈 연주모습국립국악원
이 연주회의 특징은 작곡가 박일훈의 차 음악 시리즈와 새롭게 초연되는 작품뿐 아니라 이에 맞는 설치미술과 다춤(다무:茶舞) 그리고 세 개 차모임(茶會)의 행다시연(차 우려 마시기 시범)과 어우러지는 무대에 있다. 따라서 이 연주회는 단순히 음악만을 감상하는 그런 자리가 아니라 음악과 행다와 춤이 어우러지는 한바탕 종합예술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작곡가 박일훈(朴一薰)은 한국창작음악연구회의 ‘차와 우리음악의 다리놓기- 다악(茶樂)’기획을 통해 지금까지 모두 다섯 편의 차 음악을 발표했다.
“초일향(草日香)”(1998), “동다송(東茶頌)”(1999),“겨울(冬)-다우삼매(茶友三昧)”(2000),“바람(風)-찻잎소리”(2001)“,“칠석-은하의 할멈-할배”(2002) 등 다섯 작품은 모두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숙명여대 송혜진 교수는 그의 음악이 소탈하고 따뜻한 작곡가의 마음, 특히 사람들을 좋아하는 ‘천진한’ 마음이 차 음악의 주조를 이루기 때문이어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이번에 연주되는 음악들을 송 교수의 말을 빌려서 어떤 음악인지 알아보자.
“원래 동다송(東茶頌)은 초의선사(草衣禪師)가 지은 차 관련 원전 중에서 몇 대목을 골라 노래 곡으로 표현한 것이다. 박일훈은 <초일향> 이후 차를 생활 가까이에 두면서 담배도 끊고 차를 ‘음미(吟味)’하는 생활을 하기 시작하여 ‘다도(茶道)’에 내재된 정신성에 대한 관심을 작품에 담아냈다.
박일훈은 가야금과 대금연주, 그리고 중후한 남자 가객의 목소리를 빌어 맑은 차의 ‘본성’과 차 생활에 깃드는 ‘정성’, ‘중용’, ‘조화’, ‘정결’, ‘청결’ 등의 요체를 표현했다.
아마도 작곡가는 <다우삼매(茶友三昧)>를 쓸 무렵에서야 비로소 차의 맛과 차 생활의 멋을 깊이 공유하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람-찻잎소리>에서는 차 잎이 움터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바람의 의미를 반추하는 깊은 사유가, <칠석-은하의 할멈-할배>에서는 이제는 동반자가 된 차 이야기를 웃음 머금은 정겨운 얘기처럼 풀어내는 친근함이 배어나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음미(吟味)의 내밀한 경계에서 스스럼없는 끽다(喫茶)의 영역으로 넘어선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번 공연에서 초연될 신작 <끽다향(喫茶香)>은 더욱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