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의 "마상청앵도"와 이 그림의 구조도(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내려가면서 보는 옛그림 보기의 방법)김영조
오교수는 우선 옛그림을 보는 눈을 키워준다. 우리 조선의 그림들은 오른쪽 위에서 시작하여 왼쪽 아래로 가며<↙> 그림을 그렸기에 서양그림처럼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내려가며<↘> 그림을 보면 여기저기서 부딪히기만 할 뿐 그림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고 가르친다. 또 이의 원칙에 따라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돌아가며, 그림을 감상하라고 귀띔한다.
이어서 두 번째 장에서는 우리 그림에 담긴 음양오행 사상을 찾아보길 권한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호랑이 그림인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에 보이는 한국 사람의 치밀함과 섬세함을 이야기하고, <백자 달항아리> 속에 담긴 성리학의 가르침을 전한다. 일본식 표구 때문에 쩨쩨한 호랑이로 보이게 된 것을 안타까워하고, 일본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우리 것으로 보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셋째 장에서는 글쓴이가 옛 그림을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조선이 519년간 계속된, 검소하고 도덕적이면서도 문화적인 삶을 영위한 나라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극사실 초상화인 <이채 초상>과 이채의 할아버지 <이재의 초상>을 보면서 동일인임을 밝혀낸다. 그리고 체제공의 초상을 보면서 체제공이 좌의정일 때나 영의정의 그림이 한결같이 마마자국과 사팔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것을 두고 ‘나 자신을 속이지 않는’조선시대 선비들의 정신을 말하고 있다.
글쓴이는 마지막에 공자의 말씀을 들어 우리가 가져야할 자세를 가르친다.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이 뜻은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것을 사랑한다고 말들을 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그들이 즐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랑한다고 말하려면 정말 즐기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오주석 교수가 솔출판사를 통해 내놓은 이 <한국의 미, 특강>은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사랑할 모두에게 귀중한 책이 되리라 믿는다. 아무리 전통문화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쉽고, 재미있게 우리 옛그림의 훌륭함을 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글쓴이는 우리 문화에 있어서 정말 소중한 미술사학자이며,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