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체니 미국 부통령 한중일 방문 연기 결정

이라크전황에 대한 낙관적 예측이 틀렸음을 자인

등록 2003.04.02 01:40수정 2003.04.0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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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18일로 예정된 한국방문을 비롯, 중국과 일본 등 3개국 순방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1일(현지시간 3월 31일) 제니퍼 밀러와이즈 대변인이 밝혔다.

밀러와이즈 대변인은 “시기가 적절치 못해 아시아 순방일정을 연기할 것”이라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같은 이유로 지난 1월 아프리카 순방을 연기한 바 있다고 밝혔다.

체니 부통령은 2주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3개국과 하와이를 순방할 예정이었다.

밀러와이즈 대변인은 31일 대변인 논평을 마치며 "아시아는 중요한 지역이며 우리의 목적을 성취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시간이 있을 때 이런 일을 수행하길 바라고 있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지난 3월 20일 오전 8시 40분경 딕 체니 부통령은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의 지원에 대한 부시 미국 대통령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오는 4월 18일 한국을 방문하게 될 때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순방예정일이 보름 이상 남은 현재 상황에서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정상들과 약속한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외교적 결례를 볼 때, 이라크전황이 미국의 예상보다 훨씬 어려운 난국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통화내용
4월 순방에 대한 상호 확약

송경희 대변인은 오늘(3월 20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과 딕체니 미국 부통령과의 통화 관련 다음과 같이 발표.

- 노무현 대통령은 오늘 아침 8시 40분경 약 10분 동안 딕체니 미국 부통령과 통화했다. 미국의 체니 부통령이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 체니 부통령은 "외교적 단계의 노력이 끝났으며 무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음"을 알려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사전 통보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필요한 지원을 약속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은 "군사적 행동의 피해가 최소화되는 가운데 조기에 잘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말씀했다.
- 체니 부통령은 한국의 지원에 대한 부시 미국 대통령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오는 4월 18일 한국을 방문하게 될 때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노무현 대통령과 딕체니 미국 부통령과의 통화내용이다.

- 체니 부통령 : 안녕하십니까? 부시 미국 대통령 요청으로 전화를 드리는 체니 부통령입니다.
- 노무현 대통령 : 안녕하십니까?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 체니 부통령 :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한국에서 뵙기를 기대합니다.
- 노무현 대통령 : 저도 시간을 잡아놓고 부통령님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체니 부통령 : 감사합니다. 저는 부시 대통령의 요청으로 오늘 전화를 드리는 것인 바, 이라크에 대한 우리 외교적 단계의 노력이 끝났음을 알려드립니다. 우리는 향후 몇 시간내에(in the next couple of hours) 이라크에 대한 행동을 시작할 것입니다. 부시 대통령께서 발표하신 최후통첩은 곧 만료할 것이지만, 사담 후세인은 그 통첩을 수용한다는 아무런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상 이를 거부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라크가 제기하는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서 적절한 시점을 선택해서 무력을 사용할 것입니다. 부시 대통령께서는 이런 내용을 대통령님께 알려드리라고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 노무현 대통령 : 우리도 상황을 지켜보면서 미국의 결단이 조만간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각별히 사전 통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와 우리 정부는 이 같은 미국의 결단에 대하여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여 필요한 지원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그리고 국내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서 주한미군, 민간인 및 관련시설에 대해 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번 군사적 행동에 피해가 최소화되는 가운데 조기에 잘 마무리되기를 바랍니다.

- 체니 부통령 : 감사합니다. 부시 대통령도 감사하게 생각하실 것입니다. 수주 내에 뵙기를 기대합니다.
- 노무현 대통령 : 4월 18일 부통령께서 서울에 오셔서 뵐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오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때는 이라크 걱정이 아니라 북핵 문제를 함께 논의하기를 희망합니다.

- 체니 부통령 : 북핵문제도 우리 논의의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며, 저의 방한시 이 문제에 대해 양국간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를 희망합니다.
- 노무현 대통령 : 기다리겠습니다. 행운을 기원합니다.

- 체니 부통령 : 감사합니다.

2003년 3월 20일
청 와 대 대 변 인 실 / 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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