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그리고 'GWG'

파병문제의 본질 그리고 대안

등록 2003.04.01 00:14수정 2003.03.3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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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문제와 관련하여 두 개의 소설('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파리대왕')을 가지고 한번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읽어 보신지 오래 되신 분들은 이 글 하단부에 첨부되어 있는 두 소설의 간단하게 요약된 줄거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두 개의 소설을 인용했지만 이야기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중심으로 풀어가고 '파리대왕'도 곰곰히 생각해볼 만한 것 같아 함께 첨부합니다.

우리나라의 파병문제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새로운 선생님이 나타나기 전의 한병태와 엄석대와의 역학관계가 거의 정확히 일치한다고 보며, 우리들이 한병태와 같은 입장에 서 있다면 냉정하게 생각해 볼 때 선듯 엄석대와 맞설 수 있겠는가 라는 질문에 쉽게 '있어!"라고 대답하기 어렵다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호히 엄석대와 맞서기 어려울 것입니다.

국내에서 파병문제와 관련하여 생기는 혼란은 '개인적인 생각'과 '개인적인 선택', '우리나라의 생각'과 '우리나라의 선택', 이 네가지는 엄연히 틀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혼동하는데서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병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위 네가지 유형에 대한 생각은 이렇게 정리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개인적 생각'은 옳지 못한 전쟁이므로 파병을 반대하는 생각을 가져야 하며, '개인적 선택'의 행동으로 표현하는 한계는 여러 사람들이 파병을 반대한다라는 의견이 정치인과 대통령에게 정확히 인지되어질 수 있는 선까지이다. '우리나라의 생각'은 '개인의 생각'과 일치되어야 하며, '우리나라의 선택'은 국회와 대통령에게 맡겨져야 한다.

여기서 얘기를 조금 더 진전 시켜서 지금 상황을 그동안 엄석대에게 대항치 못하던 아이들이 힘을 뭉쳐 엄석대가 옳지 못함을 말로서 강력하게 표현하는 상황이라고 이해한다면 이때 대부분의 아이들이 용기를 내어 옳지못함을 지적하고 있는데 한 두 명만 엄석대 편을 든다면 곤란하다라는 얘기를 한다면 무리 없는 자연스런 주장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여기서도 여전히 반드시 파병반대가 관철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태도는 여전히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파병 관련은 이 정도로 얘기하고 현 상황에서 시민단체들이 간과했던 부분들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첫째, 파병반대에서 보이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너무 무시하는 듯한 시민단체들의 태도는 앞으로 자신들의 발목을 잡을 행동들이라고 봅니다. 미국의 예를 들어서 안됐지만 부시대통렫이 미국대통령이 될 때 표는 적게 받고도 대통령이 된 것을 곰곰히 되 씹어봐야 하겠습니다. 하나 전쟁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간에 결사 파병저지는 그 저변을 깊숙히 들여다보면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려는 생각과 연결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둘째, 지난 22~23일 양일에 걸쳐 민주노동당이 여론조사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하고 24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이 75%로 찬성의견 22.4%를 크게 앞질렀고, 한국군의 참전여부에 대해서는 ‘참전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59%, ‘참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38.2%로 나타났다고 하고 반면 25일 경까지 국회의원들은 약 15%(약 40여명)가 파병을 반대하고 있었지만 시민단체에서 낙선운동얘기 나오고 반전 분위기가 고조되자 지금은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노선을 많이 바꾸고 있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는 걸로 보여집니다.

여기서 초기에 왜 국민들과 국회의원들간에 4배나 되는 인식의 차이가 심하게 발생하였는가에 시민단체들의 문제의식이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권력의 심장부로 갈수록(국회의원, 장관 및 대통령) 파병 쪽 의견으로 기울고, 권력에서 멀리 떨어질 수록(시민단체, 국민) 파병 반대쪽으로 가는 경향성을 보이는 문제에 대해서 시민단체들이 짚어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본적으로 국민들은 정의롭고 정치인들은 상대적으로 덜 정의롭기 때문일까? 국민들은 국가간의 역학관계를 피상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반면 정치인들은 좀 더 현실감 있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일까? 정치인들은 파병행위로 인해 파생되는 결과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하고 국민은 여기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일까? 또한 국민과 정치인들과의 이러한 인식차이를 그냥 그럴 수도 있는 일로 보아야 할까? 아니면 국민의 대의 역할을 해야할 국회의원들이 전혀 국민들의 대의 역할을 못하므로 대단히 큰 문제라고 인식해야 할까? 아니면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으므로 시스템(정보공개법, 국회법 및 기타)을 개선해야할까?

위와 같은 질문을 시민단체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그 해답을 찾아나가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세계녹색정부(Green World Government)를 만들어요!!

당장은 허무 맹랑한 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미-이라크 전쟁을 포함한 현재의 지구적 위기들에 대한 장기적 해법의 단초를 제시해 보고자 합니다.

불행하게도 역사는 단위조직보다 규모 면에서 훨씬 더 크고 훨씬 더 강한 조직이 나타나기 전까지 그 단위조직이 스스로 자신의 이기성을 벗어난 사례가 거의 없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여기서 단위 조직이라 함은 인구가 상당히 많은(적어도 1천명 이상되는) 부족, 도시, 국가 등을 의미합니다.) 단위조직의 이기성을 조정할 수 있는 강력한 통제기구가 생기지 않는 한 지구는 끈임 없는 전쟁과 분란과 종국에는 지구파멸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UN이나 기타 범 세계적 조직의 무력함을 우리는 지금까지 눈으로 목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별 국가들의 행동들에 제약을 가할 수 있는 범 세계 정부가 하루빨리 만들어 져야합니다. 저는 이 방법 외에 지구를 전쟁 없이 평화적으로 이끌어가고 파멸로부터 구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은 없음을 확신합니다. 위에서 얘기한 이 정부를 우리는 세계녹색정부(GWG, Green World Government)라 칭하는 게 좋겠습니다. 세계녹색정부를 실현함에 여러 가지 난 관이 있을 테고 실현 후에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을 테지만 지구파멸보다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각각의 개별국가에서 녹색당이 단독으로 정권을 획득하려는 방식은 전 지구적으로 녹색가치를 실현하려는 목표를 이루기에 적절한 전략이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현재 굳건하게 구축되어가고 있는 전세계적 경쟁체제 하에서는 개별국가의 녹색당이 그 국가에만 녹색가치의 윤리성을 요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지구적 정치환경에서는 애초에 불가능한 목표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전 세계의 녹색당들은 자국에서의 녹색가치의 확산을 위해서도 열심히 노력해야겠지만, 세계녹색정부를 만들어 내는 것을 그보다 좀 더 우선순위에 놓고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세계녹색정부를 과연 구현할 수 있겠는가 라는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될 겁니다. 이에 대한 제 답변은 성공할 수 있고 없고를 결정하는 요소를 "우리 시대가 진정으로 녹색가치를 필요로 하는가?"와 "녹색가치를 실현시키고자 하는 절실한 의지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답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 상황은 지구 시스템학적 관점에서 위기 상황입니다. 대안을 제시하고 감시하는 역할만으로는 현재 지구의 정치 사회적 위기 및 생태 환경적 위기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적극적으로 주도권을 확보하여 능동적으로 위기상황을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녹색가치가 모든 사람들의 가치관에 스며들어야 하며, 전세계의 모든 사회시스템 및 제도에도 반영되어야 합니다.

인터넷 시대가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인터넷은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데 대해 극복 곤란한 거대한 장벽이었던 기존의 시간적, 공간적 한계성을 거의 완전히 극복할 수 있는 수단임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은 우리에게 시민정치, 보다 감동적인 가치가 대접받는 사회를 요구하고 있음과 그러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세계녹색정부는 녹색가치(녹색가치의 목표 : 남녀간, 세대간, 지역간, 종교간의 공존, 현재와 미래의 공존, 인간과 자연의 공존, 녹색가치의 문화 : 다양성, 자율성, 정보의 투명한 공개, 활발한 토론을 통한 의사결정이 존중되는 문화)에 기초한 정부이어야 합니다.

또한 세계녹색정부는 세계시민으로부터 세금을 걷고, 개별국가를 녹색가치에 입각하여 경찰하는 권한을 가지며, 군사력에 있어서 개별국가들의 그것을 초월하는 힘을 가져야 합니다.

세계 녹색정부의 주된 정책 추진 과제는 빈국과 부국간의 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 국가간 분쟁의 조정, 기아와 질병이 구제가 될 수 있겠군요.

이 세계녹색정부의 완성된 모습과 현실사이의 공백을 세계시민들의 참여와 협조와 노력으로 채워 나가야 하겠습니다.

대체적으로 인간은 역사에서 대단히 이기적이면서도 아주 간간히 대단히 이성적이곤 하였습니다. 내 몸이 현실에 내 맡겨 질 때 인간은 대단히 이기적이 되지만 차분히 생각할 수 있게 되면 이성적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 인간의 1%의 가능성에 희망을 걸어보고자 합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문열, 줄거리 출처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자유당 정권이 막바지 기승을 부리던 시기에 나(한병태)는 좌천된 공무원인 아버지를 따라 서울에서 작은 읍(邑)의 초등학교로 전학한다. 나는 교활한 독재자 엄석대가 이루어 놓은 힘의 제국에서 가치관의 심한 혼란을 느끼며 외롭게 저항한다. 그러나 혼자만의 저항이 부질없음을 깨닫고 권력에 편승하여 그 달콤함에 젖어들 무렵, 새로운 담임 선생이 등장한다. 민주체제로의 가능성이 없었던 환경은 새 담임에 의해 변혁을 겪고 엄석대 체제는 힘없이 붕괴하고 만다. 그러나 엄석대의 권위와 횡포는 다수의 아이들 자신의 힘에 의해서 붕괴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정확히 인식한다. 즉, 새 담임이 아니었다면 반 아이들의 반성과 자각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학급은 새로운 체제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허우적거리지만 점차 민주적 질서를 회복한다. 그 후 사회인으로 성장한 나는 부조리한 현실에서 힘겹게 살아가며 엄석대에 대한 일종의 향수마저 느낀다. 그러던 중 피서길에서, 수갑을 차고 경찰에 붙들려 가는 엄석대와 맞닥뜨린다.

<파리대왕(윌리엄 골딩, 줄거리 출처 : 임영라의 가벼운 책 읽기
http://www.bookrv.alohagate.com/bookstory/lordoftheflies.html)>

비행기 추락으로 무인도에 표류한 소년들은 처음엔 서로 돕고 협조하면서 구조를 받기 위한 행동을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부분 원시적인 야만성을 드러내고 두 세력으로 나뉘어 충돌하게 된다.

두 명의 정치적 카리스마. 구조가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합리적이고 신중한 랠프와 사냥을 강조하는 정열적이고 충동적인 잭이 등장한다. 경험과 감정, 성향이 다른 둘은 서로 각자의 세력을 구축하는데 고립된 상황에서의 '생존'의 문제는 대부분의 소년들을 잭의 둘레에 사냥을 위해 모이게 만든다.

구조를 위해 불을 피우는 것을 (문명 사회로의 회귀) 강조하는 랠프는 고립된 섬에서 사냥(생존)을 우선시하는 잭에게 패배할 수밖에 없다. 원시적 형태의 권력은 1차적으로 생존과 직결되는 가치를 토대로 형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경(지식과 문명)을 쓰고 천식을 앓는 피기는 육체노동을 싫어하는 지식인의 성격을 대표하고, 사이먼은 지혜와 진실을 밝히려하다 죽어가는 순교자의 성격을 띤다.

안경이나 연기와 같이 상징이 부과된 도구로 '소라'가 등장을 하는데 여기서 소라는 '권위'의 상징이다. 사람을 모으고 발언권을 주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라의 소유권자에게 권위를 부여한다. 하지만 결국 소라는 깨지게 되고 일정한 양식이나 합법성에 대한 약속은 무효화 된다.

또 하나, 여기서 상당히 주목을 끄는 인물은 '잭'이다. 소라를 가진 랠프를 물리치고 많은 아이들의 자발적인(?) 복종을 유도한 그는 어떻게 자기 세력을 확장할 수 있었을까 ? 여기서 잭의 정치적 기술을 살펴보자면, 맨 먼저 먹을 것에 대한 문제를 멧돼지 사냥으로 해결하면서 많은 아이들을 사냥 패거리로 모이게 만들고, 얼굴을 피와 재로 장식하면서 수치심과 열등감으로부터 해방된다. 마스크의 역할은 일종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유니폼처럼 말이다. 아, 타 간의 구별을 통해 잭이 가지는 권력체계가 공고화된다. 또 하나는 짐승의 존재를 부각시켜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자신이 가진 체제를 정당화 해 나가는 것. 어디서 많이 보던 수법인데 이것은 실제 잭이 가진 정치적 입지를 강화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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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계 설계일을 하는 회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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