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서 대대적 '반한'시위?

반미를 반한으로

등록 2003.02.01 01:45수정 2003.02.0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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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에서 반한시위가 일어난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수십만의 군중이 모여 태극기가 불에타고 노래'Fucking Korea'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에서 애창된다면 과연 우리는 그것을 비판할수 있을까? 적어도 이런일이 지금 당장 일어난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미선이 효순이의 억울한 죽음을 위해, 주권의 평등을 위해 수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슬퍼하는 나라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짐승만도 못한 대우를 받고 있는것을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까. 과연 겨울밤을 아름답게 수놓았던 광화문의 촛불 반미 시위는 우리만 잘 살면 된다는 알량한 민족주의로 밖에 해석할수 없는가?

반미시위를 비판해 보겠다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지만 반미시위는 그 이름이야 어떻든 억울하게 죽은 두 소녀에 대한 추모와 침해받은 주권의 회복(소파 개정)이라는 시위의 의미만은 분명히 그 누구도 비판할수 없는 명백한 것이었다.

여기서 내가 제기하고자 하는 문제는 우리가 반미를 그렇게 간절하게 외쳤던것처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간절하게 반한을 부르짖을 수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구타, 성폭력, 임금체불(착취)같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인권침해들은 이제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알고 있는 레퍼토리일 것이다.

그러나 '웬만한 사람'도 알고 있을 만큼 사회전체에 만연한 병폐를 우리는 무슨 이유에선지 그다지 관심갖지 않는다. 우리나라사람이 아니어서 그리 절박한 문제로 다가 오지 않는가? 만약 그렇다면 효순이와 미선이의 죽음후 미군과 미국이 보인 무성의한 태도를 그렇게 해석해도 무방한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땅에 우리와 피부색이나 국적만 같지 않은 또다른 수많은 미선이 효순이가 지금도 어디에선가 생겨나고 있다.

강자에게 맞서는것 보다 약자를 위해 싸우는 데는 더 많은 용기와 힘이 필요하다. 게다가 그 상대가 자기 자신일 때는 말할 필요도 없다. 광화문의 촛불이 '민족의 자긍심'을 위해서 보다는 '인권의 수호'를 위해 피어오른다면 그 누구의 비판도 정당화 될 수 없음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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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글쓰기 분야 [주장]분야. 자신있는 글쓰기 분야 [수필]. 가입이유는 내 주장을 오마이뉴스 기사를 통해 말하면서 검증받고 답답한 현실을 토로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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