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 눈 고스란히 맞으며 집회에 참석하는 것은 노인들에게 고통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은 그것도 집 없는 고통에 비할 바가 아니라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황예랑
지난 28일(토) 오후 2시, 1백여 명의 사람들이 서울 동작구청 앞 노상에 앉아서 목소리를 높이며 집회를 벌이고 있었다. 상도2동 재개발지역 철거민들이 동작구청을 상대로 주거권 보장과 함께 지난 5월에 경찰과 용역깡패가 철거민들에게 자행한 폭력 등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집회였다.
이 자리에는 2002년 한 해 동안 도시개발과 신자유주의 정책 등으로 소외된 다양한 도시빈민들도 함께 하고 있어 월드컵 한국의 부조리한 이면을 적나라하게 엿볼 수 있었다.
"노무현 당선은 서민의 승리 아니다"
제대로 얼지 못한 채 내리는 차가운 눈을 온몸으로 맞으며 앉아 있는 이들은 상도2동, 망포동, 안암동 등 도시개발에 의해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서울시의 철거민들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올 여름 주민들이 용역에게 폭행 당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TV에 보도돼, 대표적인 강제철거지역이 된 대전시 용두동의 철거민들과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에 맞서 노조 사수를 외치다가 해고된 한국 까르푸 노동자들도 있었고 청계천 개발을 이유로 서울시가 진행한 노점 단속에 항의하며 분신한 고(故) 박봉규 열사의 죽음으로 1년 내내 서울시와 전쟁을 벌여온 노점상들도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