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암자 앞에서 만난 승려최윤호
생각해보니 불교 사원이라는 설명을 듣고 도착한 이곳에서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불교 건축물이나 유적들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저 뜻 모를 경전이 새겨진 석판들과 룽다가 나부끼는 돌무덤이 즐비할 뿐이었지요.
검은 얼굴을 반짝이면서 어떤 스님 한 분이 걸어나왔습니다. 그리고 머뭇거리던 그는 대뜸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해주었습니다. 스님이라기보다는 주인이 떠난 집을 지키는 사람처럼 궁색한 차림의 그 스님은 아무 말 없이, 가던 길을 가는 저를 배웅해줍니다.
'사원 경내'라고 볼 수 있는 섬 주위에서 만난 스님은 단 한 명뿐이었습니다. 어쩌면 만나고서도 알아보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티벳 절들이 되살아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주워들은 얘기를 상기하면서 의문을 접었습니다. 돌아올 스님이라도 있어야 이 사원도 북적일텐데 말입니다.
섬을 한 바퀴 돌며 이곳 저곳을 두리번거리는 것에 두 시간여가 걸렸습니다. 빨리 걷는다면야 훨씬 빠를테지만 아무튼 저는 그렇게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마음 가는대로 잡는 티벳식 공깃돌 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