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스톰최윤호
점심시간이 거의 다 되었을 무렵, 시골길을 구비구비 지나간 후 우리는 남초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드넓은 목초지대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흐린 날씨 때문이었는지 곳곳에서는 재미있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우리 일행이 서 있는 곳에는 비가 오지 않는데 얼마 떨어지지 않은 어느 집 위의 하늘에는 구름이 몰려들어 비가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함께 동행한 캐나다인이 'Rain storm'이라고 하더군요. 넓은 지역이라서 구름도 이곳 저곳에 그늘을 만들고 그 구름 사이로는 햇살이 뿌려졌습니다. 어느 집 담장 위에는 뱀 껍질도 놓여 있더군요. 생소한 경험이었습니다.
호수는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기분으로는 하루종일 시달린 것 같은데 (그도 그럴 것이 퉁탕거리며 비포장길을 반나절 동안 달려온 엉덩이 탓이 아닐는지...) 바로 앞에 보이는 저 큰 산을 넘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길상태도 상태지만 높이가 이미 사천미터가 넘는 곳에서 더 올라가야 한다니 지칠 지경이었지요. 그래도 걸음을 옮겨 길을 계속 달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