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싶다

장애인 이동권 촉구 거리 문화제 개최

등록 2001.12.24 22:40수정 2001.12.2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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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서울 대학로에서는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한 연대회의(이동권 연대)>가 영하 5도의 찬바람을 맞으며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거리 문화제"를 열었다. 문화제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100만인 서명 운동"과 "거리 공연", "사진 전시" 등 다채롭게 준비되었다.

"일회성 관심끌기 행사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집회가 아닌 문화제를 마련했습니다. 동정이나 연민이 아니라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공연과 시민 서명운동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동권 연대와 함께 행사를 준비한 박경석 노들 장애인 야학 교장은 문화제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올 한해 2월 지하철 선로 점거와 버스 점거를 통해 장애인 이동권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많이 알려졌지만 제도상의 변화는 아직 없기 때문이다.

이날 문화제에는 언더그라운드 그룹인 <프리티 비치(Pretty Beach)>가 공연을 맡았고, 통신동호회인 <빗장을 여는 사람들www.freechal.com/bityousa>이 행사진행을 도왔다.

박 교장에 따르면 국내 장애인의 70.5%가 한 달에 5번도 외출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와 지하철이 장애인에겐 '대중'교통이 아닌 까닭이다. 버스는 저상버스(입구에 계단이 없어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는 버스)가 없기 때문에 장애인은 아예 탈 엄두를 못내고, 지하철도 승강기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이용이 쉽지 않다.

현재 지하철 역 가운데 승강기가 설치된 곳은 20%를 약간 웃도는 형편이다. 국내 장애인 수가 450여만 명에 달하지만 이렇게 장애인의 이동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거리에서 보이지 않을 뿐이라고 박 교장은 꼬집었다.

이동권 연대는 지하철 역마다 승강기를 설치하고, 대중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라는 요구사항으로 10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1월 22일 지하철 오이도 역에서 수직 리프트를 이용하던 장애인의 추락사 이후 구성된 이동권 연대에는 현재 노들 야학 등 30여 개의 사회단체가 참여 중이며 오는 12월 31일 같은 장소에서 문화제를 다시 한번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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