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수-안치웅 씨 탐정 취재, 최종 편집회의 그 후

등록 2000.08.23 17:00수정 2007.02.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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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노진수(서울대 법학 81학번), 안치웅(서울대 무역학 82학번)씨 탐정 취재를 시작한 지 4달째 접어들었다.

지난 8월 8일 오후,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 남규선 총무·실종자 가족·취재 기자 등 3자가 참여한 최종 모임이 있었다.

이 자리는 그간의 취재 내용을 설명하고 향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주변인물 인터뷰, 실종정황 재구성 등 여러 각도의 취재 결과, 결정적 단서를 찾지 못한 현 상황이라 모두 답답한 심정이었다.

민가협 남 총무와 실종자 가족에게 취재 기자는 기사화되지 않은 자세한 취재 내용까지 설명을 해주었다. 향후 취재 방향에 관해선, 취재 기한을 1개월 더 늘리고 '맨 땅에 헤딩하기' 방식의 취재를 한다는 내용으로 압축됐다.

이 '맨 땅에 헤딩하기' 방식이란 '가능성 있는 모든 것은 다 해본다'는 의도로 몸으로 직접 뛰어 보자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이들이 어딘가를 떠돌다 노숙자, 행려병자가 되었고, 어떤 충격으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장애가 발생했다면, 사회복지시설에 수용돼 있거나 신원 불상으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어, 전국의 국·공립, 시립, 사립 사회복지 시설을 수소문해 노씨와 안씨의 행방을 찾는 식이다.

보건복지부, 한국복지재단 등에 문의해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복지시설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청각·시력·지체 등 순수한 장애인 복지시설, 원래는 정상인이었으나 일신상의 큰 충격으로 정신에 문제가 생긴 사람들을 위한 정신요양원, 거주지가 불명확한 노숙자·행려병자 등을 위한 보호소, 그리고 아동·노인·여성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시설이 그것이다.

여기서 아동·노인·여성 복지시설은 우선 제외하고 정신요양원, 보호소, 장애인 시설을 중심으로 두 실종자를 찾는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없지 않다.


<오마이뉴스>가 파악한 전국의 복지단체, 시설만 해도 500여 개가 넘는 등 인력과 시간의 문제 외에 '에바다의 집' 사례처럼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환경은 취재가 수월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국의 오마이뉴스 게릴라들의 연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취재 기자는 지금 노진수, 안치웅 씨를 찾아 각 복지 단체를 다니고 있다. 지난 8월 10일 찾은 경기도 양주군에 위치한 '서울정신 요양원'. 취재 의도를 듣고 한 간호사가 '안치웅 씨와 닮은 사람이 있다'고 말해 아연 긴장하였으나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어쩌면 이런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아직, 그들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그런데 이들을 찾는 과정에서 복지시설에 드리워진 우리 사회의 그늘이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서울정신요양원(이하 요양원)'의 경우, 요양 중인 환자 중 신원불상자가 200명이 넘는다. 이들은 통상적인 의미의 신원불상자가 아니다. 경찰에 의해 신원이 확인되기 전 상황에 놓은 사람이 아니라 아예 태어날 때부터 주민등록이 되지 않은 경우이다.

태어날 때부터 가족에게 '버려진 사람들'인 것이다. 때문에 요양원에서는 새로이 주민등록 신고를 해주고 있는데 이들의 본관은 한결같이 '장흥'이란다. 요양원이 장흥면에 소재한 까닭이다.

기자가 찾은 복지시설은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그리 취재에 협조적이지 않았다. 그 곳의 일정이나 사회복지 프로그램 등을 공개하지 않음을 물론이다. 아직까지 이 곳의 문턱이 높고 일반인의 관심과 더불어 개선될 점이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남북도 만나는 세상이 됐다. 국내에서도 경찰이 지난 21일부터 '헤어진 가족 찾기 센터'를 가동시키는 등 피치 못하게 헤어졌던 가족, 친지와 상봉할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 이제는 '의문의 실종'을 당한 사람이 만날 차례가 아닐까? 더불어 복지단체에 버려진 '이산자'가 만들어지지 않아야겠다.

덧붙이는 글 | 노진수씨, 안치웅씨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는 그대들을 찾아 나섭니다.

<오마이뉴스>는 민가협(의장 임기란, 총무 남규선)과 공동으로 그대들이 이 하늘 어디에 있는지 앞으로 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노진수(대구 남구 대명동 출생)씨.
사람들은 당신이 서울대 법대 2학년에 휴학중이던 1982년 5월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서울대 앞 지하독서실에서 기거하던 중 한밤중에 방문한 세 남자와 함께 떠났다고들 합니다.

그로부터 17년, 가족과 학우들은 청와대에 탄원서까지 냈지만 그 누구도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안치웅(광주 동구 산수동 출생)씨.
사람들은 당신이 서울대 무역학과를 1988년 2월 졸업한 후인 1988년 5월 26일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12년, 가족과 선후배들은 일간지에 '사람을 찾습니다' 광고를 내봤지만 당신은 연락해오지 않았습니다.

노진수씨, 안치웅씨 어디에 있습니까.

세월은 흘러 동시대를 살았던 당신의 친구들은 국회의원이 되고, 벤처기업 사장이 되고, 시민운동가가 되었습니다. 또한 아이 한둘에게 아빠 소리를 듣는 가장이 되었습니다. 그대들은 정말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어디로 떠난 것입니까? 

오마이뉴스는 3명의 특별취재팀, 그리고 1800여 기자회원들과 함께 당신을 찾아나섭니다. 

(노진수, 안치웅씨의 행방과 관련해 도움을 주실 분은 <오마이뉴스> 1면 우측에 있는 '기사제보'란을 이용해 주십시오.)

덧붙이는 글 노진수씨, 안치웅씨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는 그대들을 찾아 나섭니다.

<오마이뉴스>는 민가협(의장 임기란, 총무 남규선)과 공동으로 그대들이 이 하늘 어디에 있는지 앞으로 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노진수(대구 남구 대명동 출생)씨.
사람들은 당신이 서울대 법대 2학년에 휴학중이던 1982년 5월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서울대 앞 지하독서실에서 기거하던 중 한밤중에 방문한 세 남자와 함께 떠났다고들 합니다.

그로부터 17년, 가족과 학우들은 청와대에 탄원서까지 냈지만 그 누구도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안치웅(광주 동구 산수동 출생)씨.
사람들은 당신이 서울대 무역학과를 1988년 2월 졸업한 후인 1988년 5월 26일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12년, 가족과 선후배들은 일간지에 '사람을 찾습니다' 광고를 내봤지만 당신은 연락해오지 않았습니다.

노진수씨, 안치웅씨 어디에 있습니까.

세월은 흘러 동시대를 살았던 당신의 친구들은 국회의원이 되고, 벤처기업 사장이 되고, 시민운동가가 되었습니다. 또한 아이 한둘에게 아빠 소리를 듣는 가장이 되었습니다. 그대들은 정말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어디로 떠난 것입니까? 

오마이뉴스는 3명의 특별취재팀, 그리고 1800여 기자회원들과 함께 당신을 찾아나섭니다. 

(노진수, 안치웅씨의 행방과 관련해 도움을 주실 분은 <오마이뉴스> 1면 우측에 있는 '기사제보'란을 이용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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