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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자유당 정부가 제시한 이민자 수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급 인력 중심의 경제 활동 이민과 함께 비숙련자의 이민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2019년도 자유당 정부의 신규 이민자 구성을 보면 경제 활동 이민(Economic class) 58%, 가족 초청 이민(Family Sponsorship) 27%, 난민 이민(Refugee Class) 15%를 유지하면서 가족 초청 이민과 난민 이민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이 경제 활동을 영위하기 위해 비숙련 업종에 진입하면서 기존의 노동자들이 투잡, 쓰리잡으로 유지하던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 실제로 캐나다에서는 일반 정규직 노동 시장뿐만 아니라 고등학생 알바의 대표격이었던 팀홀튼, 맥도널드는 물론 마트 카트 수거일까지 이민자가 점거하고 있다. 인사담당자 책상에는 수십수백 장의 이민자의 이력서가 쌓여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업종이나 직종을 가리지 않고 벌어진다. 이로 인해 임금의 상대적 하락 또한 야기하고 있다는 불만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편 선호 지역 편중 현상도 문제로 지적된다. 상대적으로 취업이 용이한 대도시 중심으로 이러한 주택난과 함께 이러한 일자리 문제가 야기되기 때문이다. 높아진 선호 지역 밀집의 영향 결과, 최근 3년간 72% 이상의 신규 이민자들은 온타리오주, BC 주 그리고 앨버타주에 정착했다. 대부분의 신규 이민자들이 대도시로의 이민을 원하며 이들이 몰림에 따라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택·의료·교육·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비숙련 업종 중심으로 실업률 우려
그러나 실생활에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캐나다가 자랑으로 여겨왔던 다양한 문화적 통합에 대한 수용적 입장의 변화에 대한 징후들이다. 한마디로 드러나지 않는 거부감인데, 이와 관련해서는 특별히 나라별 이민자 구성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경제 활동 이민(Economic Class)의 경우 영어에 친숙한 나라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보니, 특정 국가에 편향되는 현상을 보인다. 2019년도 나라별 이민자 구성을 보면 총 34만 명의 이민자 중 25%, 약 86,000명의 이민자가 인도 시민권자였으며 중국은 9%로 30,000명, 필리핀은 8%로 27,000명이다. 참고로 한국은 1.7%로 9번째였다.
특정 국가의 이민자 편중 현상은 수치로 보이지 않는 여러 사회적 부작용을 동반한다. 캐나다 사회 또한 문화적 다양성을 통합하고 유지하는 합의된 규범과 풍속 등이 있어왔는데. 우리가 흔히 선진 시민 의식이라 일컫던 이러한 문화적 관습, 규범 등이 갑작스럽게 무너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예컨대 문란해지는 교통질서나 직장이나 공동체에서 사회적 합의에 대해 벌어지는 (집단적) 일탈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워낙 다양성과 다원주의적 관점을 드높이는 캐나다인들이기에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피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특정 국가들의 이민자 커뮤니티가 거대해지면서 '도대체 내가 어느 나라에서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할 정도로 국가 혹은 사회의 정체성마저 흔들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에 새로 유입된 이민자들이 겪게 되는 문제도 있다. 캐나다는 이민자가 증가함으로써 GDP가 증가되는 효과를 보고 있는지 모르지만, 생활고를 겪는 이민자들의 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최근 대학 교육을 받은 캐나다 이민자 중 4분의 1 정도는 캐나다를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캐나다가 더 이상 이민자들이 선호하는 국가가 아니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사회 통합에 대한 의구심 증가
대부분의 캐나다 국민은 이민 정책이 국가 경제에 실익을 가져다 준다는 의견에 동의하며, 캐나다 사회의 문화적 다양성에 기여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젊은 이민자의 수용이 기성세대 지원과 세수 증대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는 데에도 필요하다고 동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너무 많은 이민자의 허용은 주택 위기를 초래하고 의료 및 교육 시스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으며, 이로써 장기적으로 캐나다 사회의 전반적인 경제 위기와 문화적 통합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이민 선호 국가 캐나다의 딜레마가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인구 절벽의 위기에 처한 국가에 있어 이민 정책은 어쩌면 선택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절벽과 노령화 문제의 대처 방안 수립이 필요한 시기에 캐나다의 딜레마 또한 타산지석으로 삼기에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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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작은 마을의 가구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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