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29일 나이지리아 아부자 모스후드 아비올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 가나-나이지리아 축구경기 종료 후 관중들이 난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해 관중들을 경기장 밖으로 내보냈다.
AP=연합뉴스
아침에 일어나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열어 소셜미디어의 뉴스피드를 확인하는데 나이지리아의 두 소식에 잠이 확 깼다.
첫 번째는 지난 3월 29일(아래 현지시각)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Abuja)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나이지리아가 가나와 1-1로 비겼다는 소식이었다. 이전에 가나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선 0-0으로 비겼기 때문에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나이지리아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 언론은 '16년 만에 본선 진출 좌절'이라고 보도했다.
문제는 경기 직후에 터졌다. 6만 명이 모인 경기장에서 관중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관중들은 그라운드에 난입해 기물을 부수고, 가나 선수들을 향해선 물병을 던졌다. 관중들은 화염도 피웠다. 이로 인해 잠비아 출신 피파 도핑 담당관이 근무 중 사망했다. 경찰들은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한다.
두 번째 뉴스는 3월 29일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와 북부 대도시 카두나(Kaduna) 주 사이를 오가는 열차에 무장괴한들이 난입해 승객들에게 총기를 난사했다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9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리고 20명 이상이 숲으로 끌려가 납치당했다.
사망자 중엔 현 집권당인 APC(All Progressive Congress)의 청년 지도자, 기업 은행장, 다음주에 출국 예정이었던 젊은 의사 등이 포함됐다. 나이지리아 전역에 큰 충격을 줬다.
이 열차는 치안이 불안한 북쪽 지역을 여행하는 정치인, 사업가 등이 주로 이용하는 프리미엄 교통 수단이다. 육상도로는 보코하람 등 테러 리스트들의 주요 타깃이 되기 때문이다. 해당 열차는 나이지리아의 연방 정부가 중국으로부터 5000억의 차관을 들여 2019년에 완공, 150km 구간을 운행한다. 열차표 가격은 한화 2만~4만 원이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가는 KTX 비용과 비슷한데, 나이지리아의 가난한 서민들은 엄두도 못 내는 가격이다.
2023년 나이지리아 대선을 앞두고 현직 대통령 부하리의 지지율은 바닥을 치고 있다. 그의 지지 근간인 북쪽 지역 서민들에게 납치와 테러는 일상이 됐는데, 이번 사건으로 지지도가 더 흔들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