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신광초등학교병설유치원(원장 오임석)의 아침 풍경은 조금 색다르다. 모든 유아들이 등원하고 아침 책 읽기를 마친 오전 9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안전교육이 시작된다.
정세연
"낯선 사람이 같이 가자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 돼요, 싫어요, 하지 마세요!"
"그렇죠, 그리고 한 가지를 더 알아야 해요. 제일 먼저, 나를 붙잡은 손을 뿌리치고 나를 도와줄 사람이 있는 곳으로 재빨리 도망가야 해요. 그리고 큰 소리로 외쳐요."
"도와주세요!"
선생님의 이야기가 끝나자 역할극이 시작된다. '낯선 사람' 역할을 맡은 친구는 할머니 가면을 골라 들었다.
"준수는 왜 할머니 가면을 골랐어요? 아주 인자해 보이는 할머니 얼굴인데요."
"할머니도 나쁜 사람일 수 있어요."
"맞아요, 이렇게 웃고 있는 인상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일 수 있어요. 그러니 언제 어디에서 누구랑 놀지 엄마, 아빠와 항상 이야기 나누고, 부모님이 미리 알려주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가 무얼 주거나 같이 가자고 하면 잘 생각해봐야 해요."
충남 아산 신광초등학교병설유치원(원장 오임석)의 아침 풍경은 조금 색다르다. 모든 유아들이 등원하고 아침 책 읽기를 마친 오전 9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안전교육이 시작된다. 생활안전, 교통안전, 폭력예방 및 신변보호, 약물 및 사이버 중독 예방, 재난안전, 직업안전, 응급처치 등을 주제로 매일 아침 안전교육이 이뤄진다.
안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유아들의 생활공간에서 안전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터. 거기에 신광초등학교병설유치원의 다소 위험한 지리·환경적 여건이 더해져 안전교육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희 학교는 T자형 도로의 꼭짓점에 자리하고 있어요. 학교 앞 도로에는 경사가 있어서 차량 속도가 빠르다 보니 교통사고도 많이 나죠. 환경적으로 안전사고에 노출된 학교라고 해야 할까요."
2016년 9월 신광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오임석 원장은 처음 이곳에 왔을 때의 상황을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학교와 담장을 맞대고 있는 아파트에서 학교 주차장을 아파트 주차장처럼, 유아들의 등·하원 보행로를 아파트 차량의 통행로처럼 사용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