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기본소득 지급 대상자 3인과 함께 좌담을 진행하고 있다.
김채윤
- 50만원씩 지급받고 나서, 혹시 기본소득에 대한 생각이 변화된 부분이 있나요?다 : "기본소득에 대해서 원래 지지했어요. 원래는 금액면에서 그냥 최소한 보조할 만큼만 주어지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받아보고 나니까 한달 보조할 정도가 아니라 충분하게 한달 생활이 가능할 만큼 주어지면 좋을 것 같아요. 50만원 받아봤는데도 생각보다 쓸 수 있는 곳이 많더라구요. 만약 150만원이 주어지면 훨씬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것 같아요."
경 : "저도 기본소득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에요. 그래서 이재명 시장을 지지했었어요. 이제는 공공재처럼 소득을 나눠줘야 되는 시기가 온 것 같아요. 기본소득이 필연적으로 도입될 거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기본소득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당연하게 도입될 것 같아요. 마치 공중화장실이 동네마다 있는 것처럼요. 힘들어도 밥 먹고 사는 걱정은 안하게 해야 맞는 거 아닌가 싶어요. 복지로 이런저런 혜택을 주는 것도 결국 돈인데, 왜 돈을 주는 것만은 안 되냐는 거죠."
다 : "전에 학교 수업에서 청년수당에 대해 친구가 발표한 적 있어요. 발표를 듣고 지금도 장학제도도 있는데 왜 청년수당이 필요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발표 끝나고 질문을 했어요. 그때 친구가 그런 것들은 '대학생'들만 받을 수 있는 거라고 이야기해 주더라구요. 그때 생각했어요. 내가 생각한 청년은 '대학생'에 한정적이었구나.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사각지대의 사람들도 있는데 고려를 못했던 거죠. 기본소득이 있으면 우리가 평소에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람들에게도 혜택이 갈 것 같아요."
- 생활에 필요한 충분한 돈이 들어오면 일을 안하게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요.다 : "돈을 벌기 위한 일을 안하겠죠. 본인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테니까."
가 : "저도 원래 돈을 많이 주면 나태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아닌 것 같아요. 음식점도 손님이 있어야 돌아가잖아요. 돈이 있어야 소비도 하고. 순환이 되지 않을까요."
- 돈을 벌고 싶으면 일을 하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아요.가 : "맞아요. 친구들이랑 밴드활동하는데, 사람들이 그래요. 사는 게 먼저 아니냐고. 밴드활동 그만두고 알바를 하라고 많이 조언해주세요. 근데 제가 학교에서 실습하고 학과공부하고 그러다보면 재밌거나 유쾌한 하루가 아니에요. 그나마 친구들이랑 있는게 활력이고 일주일 위안인데 알바 때문에 그걸 포기하고 싶진 않았어요. "
다 : "저한테는 'BOSHU'라는 잡지 만드는 활동이 가람씨가 하는 밴드활동이랑 비슷해요. 안하면 내가 그 시간에 알바 더 할 수 있죠. 근데 하고싶어서 하고 있어요. 기본소득이 이런 활동을 여유롭게 할 수 있는데 도움을 주고 있어요."
가 : "저는 처음 기본소득을 받았을 때, 일해서 번 돈이 아니라 쓰면 안될 거 같고 내께 아닌 거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우리나라가 일하지 않아도 돈을 받는 거에 대해서 되게 어색한 분위기인 것 같아요. 유난히 일하지 않고 놀면 안된다라는 마인드가 너무 강한거 같아요. 기본소득을 받고 나서 주변에서 기본소득에 대해서 많이 물어봐요. 대부분 '왜 이유 없이 돈을 줘'라고 묻더라구요. 그런 물음을 받을 때마다 생각해요. 오히려 제가 밥먹는데 고민하고 이러는게 이상한 거잖아요. 먹고 살아가는 건 지극히 당연한건데, 사회가 당연하지 않은것처럼 인식하게 만드는 거 같아요.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게 하는 거예요."
경 : "못 먹으면 죽잖아요. 가만히 있어도 생명은 유지할 수 있어야죠. 미친 듯 노력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도 있고. 움직이고 싶어도 못 움직이는 사람도 있을 거고. 기본소득 있었으면 '송파 세모녀 사건' 같은 비극적인 일이 없었을 수도 있잖아요. 기본소득이 주어지면 지금보다 일을 안하고 노는 사람이 적어질 것 같아요. 지금은 강제적으로 놀거나 무기력에 빠져서 노는 사람이 많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