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자회의대표, 부녀회장부터 마을일에 열심인 일반 주민들까지, 체계적으로 마을공동체 세미나를 하며 역량을 키운 마을플래너 과정.
ⓒ광산구공익활동지원센터
운영을 위탁 받은 민간은 바로 (사)마을두레. 이 단체가 맡아서 채용한 활동가 직원들은 민간의 창의성을 충분히 발휘해왔다. 윤난실 공익활동지원센터장은 "센터 개소 초기에 직원들과 나는 늘상 '우리가 어디까지 일해야 할까'하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이전 모델을 찾기 어려운 새 조직이었기 때문.
결론은 "일의 범위가 어디 정해져 있겠나. 뭐가 되네 안되네 따질 것 없다. 보편적인 주민자치를 공부하고, 실천하고, 좌충우돌 하면서 찌그러지고 깨져보자"였다고. 그 저돌성의 결과가 좋았다. 공익센터는 그 공을 '광산구 주민의 역동성'으로 돌린다. "이렇게 열성적이고 적극적인 주민들을 본 적이 없다"는 것.
광산구는 과거 '전남 광산군'이었다. 1987년 광주직할시의 자치구로 편입된 이후 광주시 팽창의 주요 무대가 됐다. 구도심을 떠나 광산구의 신도시로 이사 오는 주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현재 광산구 인구는 곧 40만 명을 넘게 된다. 아파트 거주율이 83%에 달할 만큼, 광산구는 신도시 아파트단지 주민이 많다. 공익센터의 활동은 이들의 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 신도시를 새 '고향'으로 삼아 잘 정착해보려는 젊은 주민의 욕구가 적극적인 마을 활동으로 드러나는 것.
혁신적 제도, 적재적소의 활동가 그리고 주민의 의지가 만났다. 덕분에 '콘크리트 베드타운'으로만 보일 수 있는 신도시가 공동체의 활기를 갖게 됐다. 공익센터가 있는 원당숲 어울마루는 광주의 대표 신도시인 수완 지구 한복판 언덕 꼭대기에 있다. 원당숲 어울마루는 우리네 전통 마을의 마을회관, 모정, 당산나무처럼도 보인다.
2015년 봄, 공익센터는 농촌 마을 공동체 사업 지원에 착수했다. 지난 3월~4월, 대표 농촌동인 본량동에서 '찾아가는 마을 학교'를 연 것. 도농 복합도시인 광산구의 특성에 맞춰 다시 한 번 활동 영역을 넓힌 셈이다.
주민들은 농번기를 앞두고 남은 여유 시간을 '생소한' 마을 학교에 참여했다. 학교 교실에서 서로 게임도 하고, 마을을 활기차게 할 수 있는 방법을 토론했다. 마을의 대표산이자 광산구 명산인 용진산을 잘 가꾸는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주민 최정열씨는 "마을학교 덕분에 우리 마을 자랑거리도 곰곰이 생각해보게 됐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즐거운 '부산물'도 챙겼다. 마을에 살고 있는 귀농인들과 어울리면서 그간의 서먹함을 푼 것. 광산구공익활동지원센터의 활동이 매번 기대되는 이유, 이 풍경에 있다.
[꿈틀버스 관련기사][더불어락] 할머니, 바리스타 됐다[클린광산] '폐업' 청소업체의 변신[선운중] "잠만 자던 학생, 글쓰기 시작"[민형배] 5.18과 자치공동체 '행복'으로 통해[강위원] "국회의원 쫓아다니던 노인들이 달라졌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