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학생이라고 가정하고 재임 기간 동안의 법률적 통치 행위에 대해 어떤 점수를 주겠나"라는 질문에 "이명박은 C마이너스, 박근혜는 D마이너스"라고 답했다.
남소연
[기사 보강 : 13일 오후 3시 35분]☞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지난 인터뷰 기사 보기).
지난 6일 만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테이블 위에는 학생들의 리포트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그걸 보자 그의 전공과 관련한 질문이 떠올랐다.
-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법학과 학생이고, 재임 기간 동안의 법률적 통치 행위를 시험대 위에 올렸다면 두 학생에게 어떤 성적표를 줄 수 있나? "이명박은 C마이너스, 박근혜는 D마이너스다."
- 교수님 주변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낙제점을 주는 사람도 있을 텐데, 'F학점'을 주지 않은 까닭이 있나?"F학점을 주면 재수강이 가능하다. 학점을 수정할 기회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D마이너스는 재수강을 할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시 수강을 신청할 기회를 주고 싶지 않다."
- 박근혜 대통령이 낙제점에 가까운 이유는?"박근혜 정권 들어서 공안 통치가 강화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상인형 정치인이다. 상인형 정치가 공안 통치와 결합된 형태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공안 보수이고 청와대 비서실장이 유신헌법을 만든 사람이다. 그의 핵심 주변에 공안 통치를 확신하는 사람들, 군인 출신이 집결돼 있다. 그래서 법치를 공안 통치와 동일시하고 있다."
- 전 정권과 비교한다면?"노무현 대통령 때에는 수도 없이 대통령을 놀렸지만 처벌된 적이 없었다. '노가리' '깍두기'라고 해도 경찰이 수사할 생각조차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 때 우스꽝스러운 쥐벽서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보다 더 강하게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 비판과 풍자를 엄금하는 '남조선의 최고 존엄'으로 등극한 것 같다. 그러나 야유와 풍자물은 넘쳐난다. 대구에서도 박정희 풍자 낙서가 걸렸다. 이를 주거침입이나 손괴죄 등으로 처벌하려고 한다. 웃기는 일이다."
살아있는 권력,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그 뒤에도 이어졌다.
[나의 강의] 박근혜·김기춘이 꼭 읽어야 할 네 권의 책조국 교수는 오는 1월 21일부터
오마이스쿨 '고전읽기2' 강의를 시작한다. '이번 강의에서 다룰 네 권의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사회 저명인사를 꼽아보라'는 질문에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 등 우리 사회의 권력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이유를 듣기 전에 그가 많은 사람들이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는 고전을 즐겨 읽는 까닭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단지 오래된 책이기에 고전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다. 오래된 책인데 현재 우리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주고 해결 방향을 제시하기에 고전이라고 불린다. 과거의 책인데 우리 현재와 미래를 위한 그 무엇이 있기에 고전이다. 많은 분들이 고전을 어렵게 생각할 것이다. 어투도 지금과 다르고 외국 사람이 쓴 것도 많다. 나는 2015년 대한민국 시민들에게 고전의 핵심을 풀어서 전달하려는데, 단지 단어와 문장을 해석하려는 게 아니다. 글을 쓴 사람도 당시 현재를 산 사람이다. 고전을 쓴 저자가 언제 태어나서 무슨 고민을 하면서 살았고 이 글을 왜 썼는지를 파악하면 어려운 글이 살아서 움직이고 현재의 것이 된다. 현재와 미래를 밝혀주는 등불이 된다. 고전 읽기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그 저자의 시대와 공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는 것이다." <법학고전 읽기2>는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 샤를 드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 체사레 베카리아 <범죄와 형벌>, 존 롤스의 <정의론>을 다룬다. 교과서 등에서 한번쯤 봤을 제목들인데, 전공자가 아니면 표지를 넘길 엄두도 내지 못했을 책들이다. 강의에 오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그에게 고전의 현재적 의미를 물었다.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 : "현대 민주주의 기초를 세운 주춧돌이다. 주권자인 시민들 사이의 계약에 기초해서 민주공화국이 움직이는데 그 한마디를 여러 이야기로 풀어간다. '대한민국 속에서 나는 뭐지?'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대한민국의 처음과 끝에서 나는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샤를 드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 : "올바른 법의 정신을 가르쳐준다. 법 같지 않은 법도 존재하고 법의 정신을 왜곡해서 집행하는 현상을 해석해 줄 수 있다. 제대로 된 법의 정신에 입각해서 현실에 존재하는 법률에 대해 비판할 수 있다."
체사레 베카리아 <범죄와 형벌> : "대중적으로 덜 알려진 책인데 형법학의 바이블이다. 사형폐지론을 제창하기도 했던 저자는 현재 운용되는 민주주의에서 형법과 형벌의 사용 지침을 주었다. 한국 사회에서 형벌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영감을 주는 책이다."
존 롤스의 <정의론> :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마이클 샐덴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롤스의 <정의론>이 없으면 이해할 수 없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의론 세운 사람은 롤스다. 자유와 평등의 결합을 법철학적으로 가장 먼저 정립한 책이다. 2012년 대선 때 경제민주화를 이슈화됐는데 롤스의 정의론이 실현되는 게 경제민주화다."
☞ 조국 교수 <법학고전 읽기 1> 보기 :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버트런드 러셀 <게으름에 대한 찬양>, 루돌프 폰 예링 <권리를 위한 투쟁>, 토마스 모어 <유토피아>박근혜 정부는 '귀족정'... 국민이 아니라 '백성'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