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 당선된 J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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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의 이야기는 5년 전 어느 봄날 스페인 구엘공원에서 시작된다. 휴가를 내어 유럽여행 중이던 J는 스페인에 다다랐고 그중 유명 관광지라는 '구엘공원'을 찾았다. J는 이 공원에서 영감을 얻어 삶의 전환을 결심했다는데, J가 이 곳에서 본 것은 동화처럼 구불구불 펼쳐져 있는 작품의 아름다움보다 '가우디의 용기'였다. 어딜가나 주사위처럼 사각인 네모나라 스페인과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상상 속 곡선 건축을 눈앞에 실현한 가우디의 용기 말이다.
"가우디 작품을 보며 상상한 것은 실현될 수 있겠구나. 내 작품을 단순한 취미로 머물 것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꿈으로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 그날 J는 직접 만든 패브릭·종이공예 디자인 작품들을 카페 한 켠에 전시해 판매하는 꿈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J는 가우디가 숨결을 불어넣은 이 꿈에 매진하기 위해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다.
2006년 봄에 품은 꿈은 같은해 가을 프랑크푸르트 북 페어에 북아트 작품을 출품해 당선하는 결과를 낳았고, 이어 스크랩북킹 전문강사 활동, 2008 도쿄 디자인페스타 참여, 2009~2010 'rachel's card', S출판사 직영 서점 납품이란 성과로 이어졌다.
"누나는 대체 뭘 할 거야?"... J는 굴하지 않았다그러나 J가 만드는 형태의 수제카드는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에 보편화된 것이라 수입 재료 값이 꽤 든다. 자연히 일반카드보다 비싸 쉽게 팔리지 않았다. J가 현재 일하는 컵케이크집에 양해를 구해 발렌타인·화이트데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전시, 판매해 보았지만 1년을 통틀어 한 달 최소 생활비 정도를 벌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J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카페를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 바리스타 과정, 관련 서적을 읽기 위한 영어 공부 등을 묵묵히 해오고 있다.
"답답하다고 하지. 누나는 대체 뭘 할 거냐고 하고… 눈에 보이는 결실이 없으니깐… 미안하고…. 그런데 이 길을 가는 건 멈출 수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