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고 장자연씨 자살사건의 핵심인물인 소속사 전 대표 김모씨가 지난 7월3일 오후 경기도 성남 분당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되고 있다.
유성호
재판에서 한 번 더 시비를 가릴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여, 혐의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다. 어떤 사건에 있어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다시피 했던 검찰의 대단한 수사력은 왜 이번 고 장자연씨 죽음에 대한 수사에서는 발휘되지 못한 것인가?
이번 사건은 그동안 여성 연예인들에게 관행적으로 강요되었던 '성접대'를 고인의 죽음으로 세상에 알리며 전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던 사건이다. 하지만 검찰은 한 달의 수사 과정에서 단 1회의 수사 브리핑도 하지 않는 등 쉬쉬하다가 날치기처럼 수사 결과를 통보하였다.
우리나라 최고 권력자들이 연루되어 있음을 드러낸 고인이 남긴 문서는 경찰․검찰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였고, 검찰은 수사 과정과 결과 발표를 통해 그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다는 혐의를 지우기 어렵다.
더욱 확당한 것은 그나마 검찰이 기소처분한 건 중, 이 사건의 제보자에 해당하는 고인의 전 매니저 유장호씨의 김 대표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되어 기소된 것이다. 다른 혐의들은 불기소 처분한 것에 비해, 고인의 죽음에 결정적 원인을 제공하였던 김대표의 명예훼손혐의만을 인정한 것이다.
유씨가 김대표에 대해 '공공의 적', '처벌받아야 할 사람'으로 공표한 것이 명예훼손으로 인정되었다. 유족들이 고소한 성매매알선 혐의, 업무상 횡령 혐의, 도주 혐의 , 강요죄 혐의 모두 불기소한 데에 비해 어이없는 처사이다. 김대표 비호라는 혐의를 검찰에게 지울 수 없다.
혐의자들은 풀려나고 제보자는 기소되고장자연씨는 세상을 떠났고, 고인이 남긴 죽음의 증거는 검찰에 의해서 '거짓말'로 결론 났다. 그리고 고인이 죽음으로써 고발했던 '유력 인사'들은 이제 검찰의 수사 종결과 더불어 '두 다리 쭉 뻗고' 편안히 주무시게 되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여성 연예인의 인권침해, 접대성 성매매 사안을 사법기관에 알리면 어떻게 되는지를 우리 모두는 여실히 알게 되었다. 대한민국 검찰은 '피의자'들의 혐의를 벗기는 데에 앞장설 것이며, 피해자의 목소리를 거짓말로 치부할 것이다. 사건을 제보한 자는 검찰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될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결국 흐지부지 종결시켰고,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가능성을 닫아버렸다.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형사3부 부장 검사님께서는 혹시 경찰에서 본 건이 검찰로 송치된 이후, 높은 분들을 통해 받은 전화가 있는지 궁금해진다. 있다면 무슨 내용일지는 뻔하고. 아니라고? 뭐, 그건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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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덕에 편히 잘 수 있게 된 장자연 사건 혐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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