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 전 대통령미국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강연 직후 청중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상민
1989년은 독일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이후 동유럽 및 소비에트 연방의 개방과 나아가서는 사회주의 권력의 붕괴를 가져온 중대한 역사적 시점이다. 물론 이 배경에는 고르바초프의 정책적 뒷받침이 있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당시 일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고르바초프는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을 통해, 소비에트 연방이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고 민주주의(정치비판 허용과 언론의 자유)를 인정하게 만들었다. 40 여년의 냉전 시대를 종식시키고 세계 평화에 크게 기여한 셈이다. 1990년의 노벨 평화상은 그의 업적에 대한 세계의 답변이었다. 그러나 현실 사회주의의 몰락은 인류의 가장 큰 정치적 실험이자 하나의 대안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다는 점에서 전 세계 진보운동의 침체를 수반하기도 하였다.
고르바초프는 "그 당시 전 세계의 평화구축과 질서재편의 좋은 기회가 주어졌으나 미국의 (냉전) 승리 콤플렉스와 우월감으로 인해 그 기회가 계획했던 대로 적용되지 못했다"고 그 동안 미국이 보인 태도를 비판했다. 미국이 '아메리칸 엠파이어'를 건설하려는 욕심으로 이어졌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이라크전을 벌이는 데 유엔의 승인도 필요 없었으며, 젊은 부시는 이라크전을 마치 케이크 먹듯이 시작했다고 꼬집었다. 그 결과 계속적인 군비경쟁과 핵무기 확산(북한, 이란 등), 나아가 '국제관계의 군사화'가 팽배하게 되었다고 고르바초프는 분석했다.
특히 고르바초프는 "세계 평화는 우선 함께 서로 이야기를 듣고 이해·존중함으로써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서 최근 오바마 대통령과 만남을 의미 있게 평가하였다. 이어서 그는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매우 젊고 똑똑하며 진지한 대통령과 함께 긴장 상태의 국제 관계와 전 지구적 경제 위기를 잘 극복할 것이며, 이는 다른 모든 나라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의 허파 아마존과 시베리아 보존 중요"